현지 언론 "한국인 관광객 호텔 예약 대거 취소" 우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작년 한 해 외국인 관광객이 100만명에 육박하며 러시아 극동 최대 관광지로 자리 잡은 연해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관광객 숫자가 급감한 탓이다.
최근에는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항공편 노선까지 중단되면서 한국인 관광객의 호텔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현실화하자 현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의 대한항공 탑승 수속장 앞에는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러시아 정부의 조치로 블라디보스토크∼인천 노선의 운항이 중단됐음을 알리는 안내 간판이 등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잠정적으로 중단상태이며 이번 조치가 언제 풀릴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매일 블라디보스토크∼인천 노선을 운항해왔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한국에 대해 양국과의 항공편 운항 통로를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공항 F 터미널로 한정하고, 운항 항공사도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와 '대한항공'으로 제한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어 한국민을 포함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외국인의 경우 지난 1일부터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을 통한 입국만 허용하고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극동, 시베리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입국은 금지했다.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공항 내부는 출입국 인파로 넘쳐나던 평소 모습과는 달리 썰렁했다.
공항 관계자는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동시에 발길을 끊은 상태라 공항이 많이 한산해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공항에서 도심을 오가며 택시 영업을 하는 기사들은 외국인 관광객 급감이 피부로 와닿는다고 하소연했다.
공항에서 승객을 기다리던 한 택시기사는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면서 오늘 계속 밖에서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연해주를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94만1천501명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은 29만9천696명을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45만6천295명)에 이어 두 번째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0%를 차지하는 두 나라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연해주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지 언론들을 통해 나오고 있다.
지역 매체인 프리마 미디어는 최근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항공편이 중단된 이후 한국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호텔과 호스텔 예약을 대거 취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만 이바니셰프 극동 숙박시설 및 레스토랑 협회 대표는 프리마 미디어에 "5년간 성장세를 보여온 숙박 및 레스토랑 비즈니스는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커다란 손해를 입을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콘스탄틴 셰스타코프 연해주 부지사는 지난달 현지 매체인 베스티프림과의 인터뷰에서 연해주 지역 관광 분야에 있어서 한국과 중국의 관광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면서 "여행업과 연해주 지역 경제에 엄청난 도전"이라고 밝혔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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