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공항서 발 묶인 한국인 231명 전원 제3국 경유 귀국

입력 2020-03-02 17:58  

터키 공항서 발 묶인 한국인 231명 전원 제3국 경유 귀국
CIQ 내부 머물던 국민 151명 제3국 경유 편으로 출국
호텔로 이동한 80명도 2일 중 제3국 거쳐 출국
이스탄불총영사관 "현재 CIQ 내부에 한국인 없는 것으로 확인"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한국 직항 여객편 운항을 전격 중단하면서 이스탄불 공항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231명이 전원 제3국을 경유해 귀국한다.
주이스탄불공항총영사관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항에서 발이 묶인 우리 국민 전원이 오늘 중 제3국을 거쳐 귀국할 예정"이라며 "이미 상당수가 터키 항공에서 제공한 제3국 경유 항공편을 통해 출국했다"고 말했다.
앞서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을 막으려는 조처의 하나로 3월 1일 오전 0시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이라크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의 갑작스러운 운항 중단 결정으로 1일 오전 2시20분 이스탄불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터키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우리 국민 231명이 이스탄불 공항에 발이 묶였다.
해당 항공기의 운항 취소가 전날 밤 10시 30분 이후 결정된 탓에 이를 알지 못한 승객 상당수가 이미 CIQ(세관·출입국·검역) 구역에 들어선 상태였다.
결국 이미 짐을 부치고 출국장에서 탑승을 대기하던 우리 국민 231명의 발이 묶이고 말았다.
이에 이스탄불총영사관은 터키항공과 접촉해 CIQ 내부에 머무는 한국인의 귀국 방안을 논의했다.
애초 터키항공은 2일 오전 2시20분 인천공항으로 직행하는 특별편을 편성해 우리 국민을 귀국시키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특별편 편성은 항공사 사정으로 취소됐다.
터키 보건부에 따르면 터키 항공사는 한국·이탈리아·이라크·중국·이란 등 제한 지역을 오가는 여객 항공편을 편성할 수 있으나 터키로 돌아오는 항공편에는 반드시 터키 국민만 태워야 한다.
이에 터키항공이 비용을 부담해 단체 관광객 77명과 개별 여행객 3명 등 80명은 CIQ에서 나와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고 총영사관 측은 전했다.
나머지 151명은 터키항공에서 제공한 제3국 경유 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총영사관은 덧붙였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스탄불 주(州) 정부의 협조로 CIQ 구역에 진입해 우리 국민의 출국 여부를 확인했다"며 "현재 CIQ에 남아 있는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IQ에 진입했을 당시 아직 경유지를 결정하지 못한 국민을 만나 방콕을 경유해 귀국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며 "그분이 '정말 귀국할 수 있는 것 맞나.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텔로 이동한 국민 80명 중 개별 여행객 3명은 일본 나리타 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항공편으로 출국했으며, A여행사 단체 관광객 47명은 태국 방콕을, B여행사 단체 관광객 30명은 카타르 도하를 거쳐 귀국하는 항공편으로 이날 중 출국할 예정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터키항공이 잘 협조해줬으나 불편을 겪었을 국민을 생각하면 안타깝다"며 "우리 국민들이 무사히 귀국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터키는 1일부터 14일 이내 중국·이란·이탈리아·이라크·한국 등 5개국을 방문한 외국인 중 터키 체류 허가가 없는 경우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또 터키에 머무는 우리 국민이 한국으로 출국할 경우 당분간 이스탄불-인천 직항편은 이용할 수 없으나, 제3국을 경유한 출국은 가능하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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