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국' 사우디·요르단서 첫 발병 확인
이란 코로나19 확진 1천501명…사망 66명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이집트·이스라엘 포함, 터키·파키스탄 제외) 지역의 사실상 모든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간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는 '청정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에서 2일(현지시간) 감염자가 확인되면서다.
사우디 보건부는 최근 바레인을 거쳐 이란을 다녀온 자국민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사우디는 4년 전 이란과 단교했지만 사우디의 소수 시아파 무슬림이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제3국을 거쳐 이란의 시아파 성지로 성지순례를 하러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우디 국적자가 이란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사례는 바레인, 쿠웨이트 등에서 나왔지만 사우디 국내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보건부는 "이 환자는 바레인에서 사우디로 입국했을 때 이란을 여행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라며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추적해 감염 검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요르단에서도 지난달 15일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요르단인 1명이 확진자로 드러났다.
이로써 중동에서는 내전 중인 탓에 코로나19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시리아와 예멘을 제외한 12개국에서 2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천693명(전날대비 49%↑)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처음 확진자 1명이 나온 카타르에서도 이날 하루 4명이 추가돼 총 7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이란에서 전세기로 철수한 카타르인 2명과 이들이 고용한 가사도우미 2명이었다.
중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절대다수가 이란을 다녀오거나 이들과 접촉한 이력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이란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전세기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확진자가 6명 나온 오만은 2일 코로나19가 확산한 국가들에서 오는 입국자를 막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국가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중동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이란도 2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
이란 보건부는 이날 정오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65.2%(523명) 늘어난 1천5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2명 증가한 66명이 됐다.
다른 발병국과 비교해 유독 높았던 치사율도 이날 4.4%까지 떨어졌다.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째 전날 대비 증가율이 60%를 웃돌았다.
현지 언론들은 코로나19 감염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장비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에서 도착해 의심 환자 검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란 보건부는 이날까지 219명이 완쾌해 퇴원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중국을 제외하고 발병국 가운데 사망자와 완치자가 가장 많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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