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국과 무역협정 지침 공개…"보건·식품기준 등 보호"

입력 2020-03-02 23:08  

영국, 미국과 무역협정 지침 공개…"보건·식품기준 등 보호"
존슨 영국 총리 "두 나라의 독특한 친밀성 반영해야"
트러스 장관 "합의 도달 못하면 협상장에서 나갈 것" 경고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올해 본격화할 미국과의 무역협정 협상을 앞두고 국민보건서비스(NHS), 식품 안전기준 등은 협상 대상에 포함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미국과의 무역협정 협상에서 영국의 기본 입장과 협상 전략 등을 담은 지침을 공개했다.
지난 1월 말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영국은 올해 말까지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EU에서 탈퇴한 만큼 미국 등 다른 나라와도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말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의 기본 틀과 우선사항 등을 담은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정 지침에서 양국의 '특별한 관계'에 따른 이득을 확대하기 위해 관세 장벽을 제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NHS, 식품안전 기준 등에 있어서는 양보할 뜻이 없으며, 만약 영국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자세를 나타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리는 영국 산업의 이익을 위해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역협정이 두 위대한 나라의 독특한 친밀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영국의 수출과 수입 측면에서 EU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시장이다.
2018년 기준 영국 전체 수출의 19%, 수입의 11%를 미국이 차지했다.
EU는 영국 전체 수출의 45%, 수입의 53%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침에 따르면 영국과 미국이 무역협정에서 관세를 전부 없애고, 각종 비관세 장벽을 50%로 줄이면 영국 경제 규모는 0.16%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관세를 상당 부분 낮추고, 비관세 장벽을 25%가량 제거할 경우 영국 경제 규모는 0.0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체결하면 양국 간 교역이 153억 파운드(약 23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침은 그러나 의료서비스인 NHS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침은 "NHS가 값을 치르는 의약품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며 "NHS 서비스, NHS 자체는 국내든 해외든 간에 절대로 민영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침은 또 소비자, 노동자, 식품 및 동물복지 관련 영국의 높은 기준 역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침은 "어떤 합의든 간에 소비자와 노동자 보호 및 높은 기준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환경 보호, 동물복지, 식품 기준에 관해서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미국과의 무역협정 협상에서 우리는 식품 안전 기준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며, NHS를 협상에 올려놓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협상장에서 걸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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