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록스, HP 주식 전량 매입 제안…적대적 인수 속도

입력 2020-03-03 10:30  

제록스, HP 주식 전량 매입 제안…적대적 인수 속도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복사기·프린터 제조사 제록스가 적대적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PC 업체 HP에 발행주식 전량 매입을 제안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록스는 전날 성명에서 HP 인수를 위해 HP 투자자들에게 주당 18.4달러와 0.149주식 등 모두 24달러 상당의 현금과 주식 제공을 제안했다.
2006년 한국의 KT&G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던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이 최대주주인 제록스가 이번 제안을 통해 약 10개월 전 시작한 제록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록스는 이번 제안의 효력이 4월 21일 종료된다고 덧붙였다.
제록스는 HP를 인수하면 20억달러의 비용 절감과 10억달러 이상의 추가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록스와 HP는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정보기술(IT) 세계에서 유사한 하드웨어를 생산하며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다.
제록스의 존 비센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HP 주주들은 바로 270억달러를 손에 쥠과 동시에 회사의 성장을 통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HP는 그동안 제록스가 자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제록스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서도 인수합병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P는 제록스의 전날 제안에 대해 앞으로 10영업일 간 검토한 후 주주들에게 가장 좋은 방안을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록스는 작년 5월 HP 지분 4%를 취득한 데 이어 아이칸이 직접 나서 제록스와 HP 합병을 공식 제안했으며, 양사 경영진은 작년 9월부터 공동으로 서류 검토 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양사 이해가 엇갈리며 협의에 별 진전을 보지 못하자, 제록스가 HP에 대한 강제적인 인수를 추진해왔다.
제록스는 HP 인수를 위해 시티그룹, 미즈호, BOA, 미쓰비시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dae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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