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망자 출현, 빙산의 일각…사망자 1명당 확진자 100명"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을 넘어 수십 개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제 코로나19 확산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학 의학부 학장인 가브리엘 렁(梁卓偉) 교수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출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며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은 그 지역에 100명의 확진자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렁 교수는 "확진자 수가 많지 않은 것은 아직 충분히 많은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중국 본토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의 '1차 파동'이 통제될 수 있겠지만, 중국 밖에서는 '1차 파동'이 이제 막 시작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 선언을 주저하는 것에 대해 "'팬데믹'이라는 단어가 대중의 공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렁 교수는 "코로나19가 많은 국가에서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는 '팬데믹'"이라며 "WHO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 불능에 빠졌을 때만 '팬데믹'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도 팬데믹 선언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WHO는 만일 증거들이 뒷받침된다면 코로나19를 팬데믹이라고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이것을 긴 안목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 사례로 보고된 8만8천913건 가운데 90%는 중국에서 발생했고, 대부분 한 지방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렁 교수는 중국 내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확산은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후 일터 복귀와 생산 재개는 코로나19 확산의 '2차 파동'을 불러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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