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복원 박차…IAEA "핵무기 1개 만들 농축우라늄 확보"(종합)

입력 2020-03-0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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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복원 박차…IAEA "핵무기 1개 만들 농축우라늄 확보"(종합)
분기 보고서…"핵합의 발효 후 처음으로 1천kg 이상 비축"
"농도 높이면 핵무기 생산"…전문가 "서방 압박용, 실제 제작과 거리"



(제네바·서울=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이영섭 기자 = 이란이 핵무기 1개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의 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독단적으로 탈퇴한 뒤 처음으로 관측된 변화라서 주목된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IAEA는 3일(현지시간) 분기 보고서를 내고 이란이 핵합의 허용치보다 더 많은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농축 우라늄을 1천20.9kg을 비축하고 있다. 이는 핵합의에서 허용한 저장량(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의 5배에 해당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IAEA가 이날 171개 회원국에 보낸 기밀 보고서를 따로 인용해 이란이 4.5%까지 농축한 우라늄의 비축량의 농도를 90%까지 올리면 핵무기 하나를 생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이런 수위까지 보유한 것은 핵합의가 이행된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란은 2015년 핵합의 뒤 우라늄 비축량의 97%(핵무기 14개 제조 분량)를 국외로 반출해 지난해까지도 비축량을 약 300㎏ 미만으로 제한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비축량을 늘린 것은 실제 핵폭탄을 제작하기 위해서라기보단 유럽과 미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계산한 점진적인 행동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비영리 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란이 비축 우라늄을 실제 핵탄두에 사용할 만큼 고농도로 농축하려면 3~4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올라이트 소장은 "우리는 이란이 1천㎏ 지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국제 사회의 등골이 오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더라도 실제로 핵탄두, 장거리 운송 수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개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IAEA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 시설로 추정되는 3곳을 IAEA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지난 1월에는 이들 시설 가운데 두 곳에서 사찰단의 방문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핵 시설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을 비롯해 IAEA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을 이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란 핵합의는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단계적 조처를 해왔다.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이끌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올해 초 미군의 표적공습에 폭사한 사건을 계기로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 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이 같은 방침은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영국, 프랑스, 독일은 지난 1월 14일 이란이 핵합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핵합의의 공식적인 분쟁 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engine@yna.co.kr,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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