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보호장비 부족 우려…"의료진 보호없이 코로나19 못 막아"
"코로나19 환자 중 1%만 무증상이고 대부분 2일 이내 증상 나타나"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는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올림픽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논의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본 당국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나는 일본을 신뢰하며 진척이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WHO "도쿄올림픽에 대한 결정 이르다…일본 신뢰" / 연합뉴스 (Yonhapnews)
사무총장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진에 제공할 보호장비 부족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수요 증가와 사재기, 오용 등으로 개인 보호장비의 글로벌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각국의 대응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의료진을 보호하지 않고는 코로나19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술용 마스크의 가격이 6배 오르고, N95 호흡기와 가운의 가격이 각각 3배와 2배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WHO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매달 의료용 마스크는 8천900만 개, 검사용 장갑은 7천600만 켤레, 고글은 160만 개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WHO는 27개국에 50만 대 가까운 개인 보호장비를 보냈지만, 공급 물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전 세계가 보호장비 물량을 현재보다 40%가량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국 정부에 생산 증가를 위해 제조업자에 대한 장려책을 개발하는 한편, 개인 보호장비 및 의약품의 수출과 유통 제한 완화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또 코로나19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인플루엔자처럼 호흡기 질환이지만, 인플루엔자처럼 "전염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엔자처럼 무증상 전염이 주요 전염 통로로 보이지 않는 데다 "지금까지 보고된 코로나19 환자 중 1%만이 무증상이고 대부분 2일 이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절성 독감과 달리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없어 독감의 경우 치명률이 1% 미만인 데 반해 코로나19는 3.4%라고 밝혔다.
계절성 독감은 백신과 치료법이 있지만, 코로나19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 19 치료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백신 20여 종이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사무총장은 이 같은 차이점에도 코로나19 역시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각국이 독감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해둔 기존 보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으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이 (코로나19를)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는 점을 이해한다. 두려움은 특히 우리가 완전히 알지 못할 때 나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면서 "그러나 우리가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수록 코로나19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9만893명(사망 3천110명)으로 집계됐다고 WHO는 전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중국에서는 확진자가 129명 보고됐으며, 이는 1월 20일 이후 최저치다. 반면 중국 외 지역에서는 48개국에서 1천848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80%는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에서 보고됐다.
아울러 지난 2주 동안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생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WHO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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