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위독하거나 성폭행 임신인 경우 등에만 제한적 허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계속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전날 낙태와 관련해 현행 규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콜롬비아에선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거나 태아가 기형인 경우,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신 전 기간 낙태가 금지돼 있다.
당초 이번 소송은 한 변호사가 이 세 가지 예외도 인정하지 말고 낙태를 전면 금지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낙태 합법화 논의가 활발해졌고, 낙태 허용 여부가 더 큰 쟁점이 됐다.
헌법재판관 알레한드로 리나레스 칸티요가 지난달 임신 초기 16주 낙태를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가톨릭 국가 콜롬비아에서 역사적인 낙태 허용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결국 낙태 전면 금지도, 임신 초기 낙태 허용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는 "법원이 중남미 지역에서 긍정적인 선례를 마련하는 대신 여성의 성적 권리와 생식권을 계속 억압하기로 결정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를 비롯해 대부분 가톨릭 국가인 중남미 나라들에선 낙태가 불법이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6개국의 경우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등 예외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우루과이와 가이아나 정도만이 낙태를 허용하고 있고, 멕시코의 경우 일부 주에서 임신 초기 낙태가 가능하다.
최근 몇 년 새 중남미에서는 낙태 허용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계속 높아졌다.
지난 1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임신 초기 낙태 합법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낙태 찬반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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