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기급락 우려에 글로벌 공동대응 …미국은 금리인하(종합)

입력 2020-03-04 08:02  

'코로나19' 경기급락 우려에 글로벌 공동대응 …미국은 금리인하(종합)
G7 '모든 정책 수단' 언급 후 미 연준 0.5%포인트 인하 선제 조치
글로벌 금리인하 신호탄 주목…뉴욕증시 급락 등 불확실성 여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 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이 공동 전선을 형성하며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한 총력 방어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의 신호탄을 쐈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도 가용한 수단을 최대한 사용하겠다며 경기침체 우려 확산 차단에 나섰다.

그동안 국가별로 자국의 코로나19 유입 차단과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벌이며 각개 전투를 벌였다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 힘을 모으는 모양새다.
주요 7개국(G7)은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이날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가진 후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하방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모든 적절한 정책 수단을 다 사용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G7 성명이 언급한 '모든 적절한 정책 수단'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QE)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는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총대를 멨다. 이날 회의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참여했다.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선제적으로 비상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또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하는 일명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에서 벗어난 '0.5%포인트 빅컷'일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기도 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등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온 다른 국가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할 유인을 제공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성장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고, 블룸버그통신도 "연준의 결정은 전세계 다른 중앙은행의 완화 물결에 대한 전조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20여곳의 신흥국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코로나19 확산시 캐나다, 영국, 한국 등 선진국도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호주는 3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로 인하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사실상 제로 금리를 운용하고 있어 금리 인하 여력이 없지만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다른 중앙은행과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책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IMF와 WB 역시 코로나19 대응을 뒷받침하기 위해 긴급자금 대출 등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전날 공동성명에서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저소득국가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긴급 대출, 정책 조언, 기술 지원을 비롯해 최대한 활용 가능한 수단들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WB는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과 경제적 충격을 해결하려 씨름하는 재개발 국가를 돕기 위해 120억달러의 긴급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맬패스 총재는 "요지는 빨리 움직이는 것이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속도가 필요하다"며 "훨씬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필요한 만큼 자원을 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가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글로벌 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환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9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진원지인 중국 이외 국가들의 확진자 수도 1만명을 넘어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은 2.4%로 제시하면서 최악의 경우 1.5%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연준의 과감한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3% 가까이 폭락하고 국채 수익률도 하락하는 등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의 충격이 얼마나 오래 갈지, 생산성을 얼마나 감소시킬지에 대한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하락하고 금값이 상승했다"며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후 이번 금리 인하가 충분할지 의문을 품었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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