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기준 '중국 밖 사망자' 38명으로 중국의 31명 '추월'
중국 밖 신규 확진자가 중국의 10배…WHO "中 감소세 사실로 판단"
이탈리아, 중국 밖 사망 최다…美 사망자 9명으로 늘어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중심지가 발원지 중국에서 중동과 유럽, 나아가 미주로 뻗고 있다.
3일(제네바 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코로나19 감염자는 9만2천명을 넘어섰고, 그 가운데 3천100명이 사망했다.
WHO 집계 기준으로 이날 하루 중국 밖에서 나온 코로나19 사망자는 38명으로, 중국(대만 포함)이 보고한 사망자(31명)보다 더 많았다.
코로나19가 보고된 이래 하루 사망자가 중국 밖에서 더 많이 나오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전날에는 중국과 나머지 지역의 사망자가 각각 42명과 24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밖 사망자가 더 많아진 건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한 탓이다.
이날 이탈리아와 이란은 각각 17명과 12명이 사망했다고 WHO에 보고했다.
나라마다 코로나19 확진 검사 지침과 여건에 격차가 크고 이에 따라 사망률이 달리 나타나기 때문에 사망자 수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확진자 증가 속도로 보더라도 이미 지난달 말 다른 지역이 중국을 앞섰다.
지난달 25일 기준 중국 외 지역 신규 확진자는 427명으로, 411명이었던 중국을 추월했다.
3일 WHO 발표 기준으로 중국 밖 신규 확진자는 총 1천792명으로 중국(130명)의 열배가 넘는다.
유럽,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의 환자 수 증가가 가파르다.
WHO 발표보다 시점이 빠른 이탈리아 자체 집계에 따르면 3일 현재 이탈리아 코로나19 사망자는 79명으로 늘어, 이란(77명)을 제치고 중국밖에서 가장 많다.
다른 유럽 각국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미국도 지역사회 감염 비상등이 켜졌다.
스페인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고, 프랑스에서는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 독일의 확진자는 188명으로 증가했다.
미국은 서부 워싱턴주(州)를 중심으로 총 확진자가 100명을 넘겼으며 아홉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유럽의 우크라이나와 모로코, 남미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도 확진자가 처음 보고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 70개국 이상으로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위기의 중심이 유럽·미국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WHO는 주민 6억명에 적용된 대규모 봉쇄 등 중국의 '특단 조처'가 확산세를 꺾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WHO 감염병 유행 조사 태스크포스의 일원으로서 중국을 다녀온 마리아 반케르코브 박사는 "우리가 중국의 통계를 조사했으며 신규 확진자 감소세를 사실로 본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제네바 주재 외교단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중국 밖 지역에서 보고된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중국을 앞섰다"며, 확진자 또는 사망자가 급증하는 이탈리아와 이란, 한국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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