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촌은 절망 그 자체, 텐트조차 없는 사람 수천명"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주의적 재앙…아이들 60%가 난민 돼"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시리아에 파견된 유엔 당국자가 시리아 북서부에서 지속하고 있는 내전이 "현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우려를 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케빈 케네디 유엔 시리아사태 지역조정관은 3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을 통해 전날 6개 유엔 기관 대표자들과 시리아 내 난민 수용소를 방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당 캠프는 여러 비영리 단체와 터키 적신월사(적십자사에 해당하는 이슬람권 기구)로부터 꽤 많은 지원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위생, 주거지, 보건 시설 등 상황이 매우 열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용 시설이 아닌 텐트에 모여 있거나, 텐트도 없어 나무 아래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수천 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이주민의 절반가량인 60만 명은 어린이인 점도 두드러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아이들은 그저 앉아서 뭔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었다"라면서 교육도 거의 못 받는 등 열악한 상태로 놓여있었다고 우려했다.
또, 여성 이주자들과 대화를 시도한 결과 "일부는 너무 절망적이고 고독한 나머지 말을 한마디도 못 했다"며 "이는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포기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조정관은 대표단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에 자리한 밥알하와 병원을 방문했는데, 의료진은 지난달 10일간 받은 트라우마 환자 수가 통상 한 달 환자 수와 맞먹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환자 대다수는 전투 과정에서 폭발로 다친 아이와 여성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 역시 시리아 북서부의 상황을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지적하며 우려했다.
이 단체는 이날 '하버드 인도적 이니셔티브'(HHI),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17년과 내전이 본격화한 지난해 각각 촬영한 이들립주 난민 정착지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조엘 바솔 세이브더칠드런 중동·동유럽 미디어담당자는 APTN에 "2년 후 같은 지역 내 정착지 규모가 확장됐다"며 "사람들이 군사 충돌을 피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의 60%가 난민이 됐고, 이들과 많은 여성이 이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지역에서 살고 있다"며 "거주지, 물, 음식, 위생, 보건 서비스, 교육 등 모든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립은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정부군에 맞서온 반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으나,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 지역을 장악하자 지난해 4월부터 공격을 재개했다.
시리아 북서부에서 지속하는 충돌로 지난해 12월부터 약 10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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