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참상 고발 전문가 "아베, '과학보다 정치' 나쁜 선례"

입력 2020-03-04 16:29  

크루즈선 참상 고발 전문가 "아베, '과학보다 정치' 나쁜 선례"
이와타 교수,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서 휴교 결정 등 비판
"일본, 미세한 실패 많았지만 잘못된 길 선택하진 않았다"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참상을 고발한 일본의 감염증 전문가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 대해 과학보다 정치를 중시한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와타 겐타로(岩田健太郞) 고베(神戶)대학병원 감염증 내과 교수는 4일 보도된 마이니치(每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초·중·고 임시 휴교 결정 등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타 교수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한 뒤 지난달 18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일본 정부의 크루즈선 감염 대책을 정면으로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아베 총리가 전국 초·중·고 휴교를 요청한 것에 대해 "소아 발병 및 중증화가 적은 가운데 학교만 쉬게 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휴교를 정당화하려면 그 대책이 가져올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하루에 몇 명까지 (감염을) 줄인다는 목표 설정이 정확히 있고, 그 근거가 있으면 사후적으로 정책의 성패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타 교수는 "(그런 것이 없으면) 크루즈선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열심히 했네'만 남는다"며 "목표는 보이지 않고 단지 임기응변적인 정치적 판단이 이뤄졌고, '과학보다도 정치'라는 다시금 나쁜 선례가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미세한 실패를 많이 했지만, 잘못된 길을 선택하지는 않았다"면서 "일본은 대체로 타당한 대책을 취해왔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한국이나 이탈리아보다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적은 점을 꼽았다.
다만, 일본 정부의 정보 공개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타 교수는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보부가 있어 국민이 알기 쉽게 효과적으로 홍보하지만, 일본 정부에는 그런 부서가 없다"며 "이래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국민의 불안감은 커진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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