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우려가 커지자 주요 은행들이 지폐를 소독하는 등 화폐 위생관리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영업점에서 본점으로 보낸 현금을 최근 들어 방역하고 있다. 또한 본점과 개별 영업점의 금고도 수시로 소독하고 있다.
통상 영업점별로 현금 보유 한도가 있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현금은 본점으로 보낸다. 본점에서는 그 현금을 정사(손상 화폐 분류)한 후 일부 자체 보관하고 남은 현금은 한국은행으로 보내기도 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을 일일이 소독할 수 없어 돈이 많이 모이는 '길목'에서 방역하기로 한 셈이다.
NH농협은행도 지폐를 소독하기 위해 4일 지역별 업무지원센터 9곳에 분사기 1대와 20ℓ짜리 소독약 3통을 배치했다.
업무지원센터는 지역 내 영업점의 현금관리를 하는 곳이다. 서울에서는 서울자금관리팀이, 경기도에서는 경기자금물류반이, 나머지 지역의 경우 지역업무지원단이 업무지원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업무지원센터들이 영업점과 현금을 주고받을 때마다 들어오고 나가는 지폐를 소독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전문 방역업체에 위탁해 주 1회 본점 금고를 방역하고 있다.
또 외국인 방문이 잦은 영업점에서 한도 초과 현금을 보내오면 역시 소독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본부 출납센터에 현금이 들어오고 나갈 때 부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 현재까지 현금 소독 횟수는 4회다.
하나은행은 현금 위생 관리를 위해 한국은행을 '활용'하고 있다. 본점으로 모이는 원화 화폐의 80%가량을 한국은행으로 보내서 신권 또는 사용권으로 교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30∼40% 정도만 한국은행으로 보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 기간을 고려, 금융기관으로부터 들어온 화폐를 최소 2주간 금고에서 보관하고 있다.
또 한국은행에서 지폐를 포장하는 과정에서 지폐가 150도 고열에 2∼3초 노출되는 데다 포장지 내부온도가 42도에 달해 살균 효과도 있다.
한국은행에서 금융기관으로 나가는 돈은 신권이든 사용권이든 일단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금고 등을 소독할 수 있는 소독 키트를 전 영업점에 배포하기도 했다. 아울러 서울 충무로 지점과 영남 지역 점포 17곳에 지폐소독기를 이용하고 있다.
은행 직원들이 고객에게 돈을 건네주거나 받을 때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도 기본 에티켓이 됐다. 예전과 같이 손에 침을 묻혀 가며 돈 세는 일은 옛일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환전이 많은 지점은 직원이 장갑을 끼고 응대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고객들이 자주 찾는 자동화기기(ATM)도 매일같이 소독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외화 지폐에 대해서는 영업점에서 고객들에게 환전해줄 때 신권을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점에서 지점으로 외화를 지급할 때 해외 중앙은행으로부터 받은 신권을 내려보내고 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