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명목 GDP 성장률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결과 탓
(세종=연합뉴스) 이 율 김경윤 기자 = 정부가 6개월 전 짠 올해 세입예산안이 예상을 빗나가면서 2조5천억원의 세수결손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정부가 적자국채를 통해 메워야 할 세수결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세제지원 등에 따른 결손 규모보다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4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코로나19 극복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11조7천억원에 달하는 이번 추경안은 세출(歲出) 확대분 8조5천억원과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歲入) 경정분 3조2천억원으로 구성됐다.
올해 세수는 경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2조5천억원,
코로나19 사태 세제지원으로 6천억원, 신성장·원천기술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세법시행령 개정으로 1천억원 각각 결손이 날 전망이다.
이를 메우기 위해 정부는 전액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문제는 이번 추경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경인데도 코로나19 사태 세제지원에 따른 세입경정 규모는 전체의 18%인 6천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78%에 달하는 2조5천억원의 세수 결손이 나는 이유는 지난해 귀속분인 올해 법인세수와 소득세수가 6개월 전 예상했을 때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상 GDP 성장률은 1.1%로, 정부가 6개월 전인 작년 8월 말 2020년 본예산 편성시 예상했던 3.0%에 비해 급격히 추락했다. 수출 등 다른 경제 변수도 급격히 악화한 게 세수결손에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정부 예상이 어긋나면서 빚으로 메워야 할 세입경정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세제지원분(6천억원)과 세법시행령 개정분(1천억원)의 4배나 많다.
조세·재정 전문가들은 세수결손 발생 원인을 지난해 경제 성장률 전망과 현실 간의 간극에서 찾았다.
정부가 지난해 세입 예산안을 짤 당시 반영한 2019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와 최근 발표된 잠정치는 0.4∼0.5%포인트 차이가 난다. 경상 성장률의 경우 GDP디플레이터가 추락한 영향으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재정전망센터장은 "(예산안을 짤 때의) 경제 예측하고 현재 상황이 너무 많이 바뀐 영향"이라며 "지난해 7월에 세입 예산안을 짤 때는 2019년 실질 GDP 성장률을 2.4∼2.5%로 봤는데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세수라는 것은 경제성장률하고 연동돼 있는데 작년부터 세입이 줄어드는 조짐이 보였다"며 "사실 우리가 예상을 할 수 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세수 결손분을 추경이 아닌 본예산 사업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메웠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세무학회장)는 "세수결손이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는 경우에는 정부 지출을 구조조정이 우선돼야 했다"며 "올해 예산안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많았고 (추경 예산안을 짤 당시) 2월이었으니 남은 10개월에는 시급하지 않은 사업이 상당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세입은 줄어들고 부채는 늘어난 상황에서 정부 지출 구조조정 없이 추경한 현재 상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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