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 인적교류 적고 원유 수출 중심 산업구조로 강력한 '봉쇄' 정책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과 자국 거주 외국인 무슬림의 메카와 메디나 성지순례도 일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지 조처는 비정기 성지순례(움라)만 해당하고 올해 7월 말 예정된 정기 성지순례(하지)는 현재까지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메카와 메디나 성지순례는 많은 사람이 특정한 장소에 가깝게 모여 함께 걷거나 뛰고 기도하는 형태여서 전염병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정기 성지순례때 대규모 압사 사고가 났을 만큼 사람이 밀집한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메카와 메디나에 성지순례를 목적으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일시 중단했지만 자국민과 자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무슬림은 허용했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온 무슬림으로 연중 붐비는 이슬람 최고 성지 메카와 메디나가 텅 비게 될 전망이다.
사우디에서는 바레인을 거쳐 이란을 다녀온 자국민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중동 국가와 비교해 코로나19의 피해가 적은 편이다.
사우디 보건부는 4일 "사우디 내에서 유일하게 확인된 이 환자가 현재 병세가 안정된 상태다"라고 밝혔다.
다른 나라와 인적 교류가 적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고 원유 수출이 압도하는 산업 구조인 사우디는 코로나19에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우디는 3일 이웃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회원국 국가의 국적자와 거주 외국인이 아라비아 반도 외부를 여행한 이력이 있으면 14일간 사우디에 입국하지 못하도록 했다.
GCC 회원국(단교된 카타르 제외)끼리는 비자를 받지 않고도 국경을 넘을 수 있다.
GCC 회원국에 다녀온 자국민과 거주 외국인은 입국 즉시 보건 당국에 여행 사실을 알리도록 하고 아라비아반도 외부로 여행했다면 역시 14일간 기다린 뒤 입국해야 한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달 하순 이란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자국민은 물론 자국 거주 외국인의 이란 방문을 금지했다.
또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베트남 등 22개 코로나19 발병국 국적자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도 일시 중단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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