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아르마 선장…"절대 포기않는 이탈리아 상징"
현지언론, 2012년 좌초한 크루즈선 승객 두고 도망친 선장과 대비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돌리고 선내 방송으로 시낭송 선행도 회자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706명, 사망자 6명'
세계인들에게 코로나19 확산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이탈리아 언론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자국 출신 선장 젠나로 아르마(45)가 지난 주말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이 크루즈선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하선하면서다.
이탈리아 언론은 아르마 선장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선장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놓지 않았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의 고향인 남부 도시 나폴리 인근 소렌토 지역 주민은 그를 '영웅'이라고 부르며 추앙하는 분위기다.
2012년 발생한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좌초 사건을 소환하는 언론도 있다.
승객 3천216명, 승무원 1천13명 등 총 4천229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는 2012년 1월 13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변의 질리오섬 인근을 지나다 암석에 부딪쳐 좌초했다. 이 사고로 승객 32명이 숨지고, 157명이 다쳤다.
인명 피해도 컸지만 이 사건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사고가 나자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 프란체스코 스케티노(59)의 무책임한 행태였다.
현지 일부 언론은 이 사건으로 세계적으로 '겁쟁이'라는 오명을 쓴 스케티노 선장과 대비시켜 아르마 선장의 직업적 책임감을 부각하기도 했다.
스케티노 선장은 2017년 이탈리아 대법원에서 징역 16년의 원심이 확정돼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공교롭게도 스케티노 선장 역시 아르마 선장과 같은 소렌토 출신이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선상 격리 생활 중 이어진 아르마 선장의 선행과 리더십도 회자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아르마 선장이 지난달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승객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고 선내 방송시스템을 통해 용기를 북돋는 시를 낭송해 호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지난 2일 아르마 선장을 두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이탈리아의 상징"이라며 "우리 모두에게 (바이러스가 아닌) 고결함을 전파했다"고 극찬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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