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출장의 여행산업 비중 26%…연간 1천778조원 규모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전 세계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업무 출장 등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관련 산업의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5일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상업여행협회(GBTA)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우려로 기업들의 국제회의와 업무 출장들이 취소되면서 호텔, 항공 등 관련 산업 피해가 월 470억달러(55조6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협회는 기업 출장이 전체 여행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달하고, 금액으로는 연간 1조5천억달러(1천778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최근 400개 회원사를 설문조사했더니 무려 95%가 중국 출장을 중단했으며, 45%는 한국과 일본 출장을, 23%는 유럽으로의 출장을 각각 취소했다고 밝혔다.
여행산업 담당 애널리스트인 헨리 하트벨트는 기업인들은 항공기를 이용할 때 가격이 비싼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을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항공사들 매출에서 기업 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나 된다면서 "상업 출장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유럽이나 아시아로 장거리 비행을 할 때 일등석은 일반석보다 5배 이상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항공권 발권 전문업체 ARC( Airlines Reporting Corp)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한 주간 전 세계 항공권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9% 하락했다.
호텔업계도 기업 출장 중단으로 타격이 크다.
여행시장 조사 회사인 포커스라이트(PhocusWright)는 미국에서만 한 해 호텔 예약 금액이 468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월 셋째 주 말 사이버보안 관련 회의에 AT&T, 버라이즌, IBM 등이 불참하며 관내 호텔의 객실 판매가 11% 감소했다.
앞서 온라인 판매 거인 아마존은 80만명의 직원에게 반드시 필요하지 않으면 국내외 모든 출장을 연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는 전 세계 29만1천명 직원에게 이달 15일까지 국내여행을 자제하고 해외여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도 8만6천명의 직원에게 이달 말까지 비슷한 여행 금지 조처를 내렸다.
트위터는 전 세계 모든 직원의 재택근무를 지시했으며, 구글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유럽본부 8천명 직원에게 역시 재택근무 방침을 시달했다.
제네바 모터쇼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행사인 바르셀로나 MWC 등 국제행사들도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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