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가 처음으로 남녀 임금 격차 해소방안을 제시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27개 회원국에서 여성 소득이 남성 소득보다 16% 적고, 성별에 따른 연금 수령액 격차는 30%로 조사됐다는 조사 결과와 함께 성 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단계적 조치 방안을 이달 5일 발표할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평생에 걸쳐 누적된 성별 고용 격차와 임금 격차는 더 큰 연금 격차를 낳고, 그 결과 나이가 들었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빈곤에 처할 위험이 더 커진다"고 분석했다.
성별에 따른 고용, 임금 그리고 연금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EU 집행위는 올해 안에 임금 지급 측면에서 구속력 있는 투명성 강화방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며, 성별 임금 격차 해소로 EU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0%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13개 EU 회원국은 기업의 임금을 공개하지 않으며, 기업 임금을 공개하는 회원국도 그 방식이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200인 이상 고용한 사업장부터 임금 정보를 공개하고, 벨기에는 단체교섭에 따라 공개 정도가 결정된다.
EU 집행위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EU 회원국에서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3분의 1 수준이지만 유럽의 대형 기업 이사회와 최고경영자(CEO)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격차는 최근 EU를 떠난 영국에서도 확연하다. 영국 런던국제증권거래소(IS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이사진에서 여성은 3분의 1뿐이고, CEO가 여성인 기업은 4개에 그쳤다.
로이터는 "EU 각국은 여성 임원 확대 입법을 거부해 왔다"며 "노동시장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법을 도입하는 것이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