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등 양념채소 많이 찾아…"음식물쓰레기 절감 효과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등 확산과 맞물려 일일이 손질하는 과정을 덜어주는 신선편이 농산물 시장이 급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변화와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는 1조1천369억원에 달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신선편이 과일·채소란 신선 상태의 농산물을 씻고 자르는 등 최소한으로 가공한 제품을 가리킨다. 원물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일반적인 가공식품과는 달리 농업 생산과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관련 시장은 2018년 8천894억원, 지난해 9천364억원 등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품목별 구매 경험을 조사했더니 주로 요리에 활용하기까지 손이 많이 드는 양념 채소가 상위권에 들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으로 볼 수 있는 가구 시장에서는 마늘이 71.8%로 가장 많았고, 양파 53.2%·당근 49.7%·대파 42.7%·감자 36.8% 등이 뒤따랐다.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인 급식 사업장에서도 마늘이 5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양파 50.8%, 감자 47.0%, 연근 44.8%, 대파 43.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농식품 바우처 지원사업' 등 신선편이 제품을 필요한 계층에 지원하는 각종 식품 지원 사업이 시행 중이거나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정부 정책으로 시장 성장 가능성은 큰 것으로 판단된다. 학교급식이나 공공급식과도 연계된다면 시장은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식업계에서는 업종에 따라 신선편이 농산물 사용 전망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대규모 업장이나 뷔페·패스트푸드 등 회전율이 매우 빠른 업종과 볶음요리 전문점·중식당 등 여러 종류 채소를 사용하는 업장에서는 신선편이 농산물 사용이 늘어나리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소규모 업장이나 한정식 등 고가 요리를 다루는 일부 업종에서는 가격과 품질 여부에 따라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일을 많이 시키면 직원들 얼굴에 표가 난다"며 "일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신선편이 농산물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체 관계자는 "소형 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 추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신선편이 농산물 시장이 커질수록 가정에서 채소 손질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선편이(세척·절단)만 사용한다고 응답한 소비자 그룹의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약 460g이었지만, 다른 제품도 쓰는 소비자 그룹의 배출량은 493g으로 더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내놨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신선편이 제품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각각 개별적으로 손질할 때보다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들 수 있고, 재활용률도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신선편이 농산물 시장이 활성화하면 과일·채소 섭취량이 늘어나 보다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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