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자체에 의미부여 어려워…신천지감염, 여러경로로 다리놓았을 것"
"병원체는 느슨해진 틈으로 들어온다"…대구·신천지 밖 집단감염 주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보건당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증가 폭이 조금씩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슈퍼전파'를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구·경북을 넘어 새 '감염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확진자 발생 숫자보다는 전체적인 발생 양상을 주시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신규 확진자 수 감소와 관련한 질문에 "현 상황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게, 겉으로 드러나는 숫자 자체는 사실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답했다.
권 부본부장은 "전체 규모가 줄어드는 듯 보인다고 하더라도, (이는) 중심 증폭 집단의 모수 자체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정된 모수에서 확진자를 찾아낸 것"이라며 "문제는 그 집단에서 여러 가지 경로로 이미 바깥으로 다리를 놓았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다리를 타고 넘어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또 다른 증폭 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고, 지역사회에서 2차·3차 전파, 또 다른 유행의 어떤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신도와 대구지역 외 다른 지역과 집단시설에서 확산 양상을 보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날 경북 봉화에 있는 푸른요양원에서는 36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대구가 '2차 물결'이라고 한다면, 그것들이 또 다른 큰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가 유의하게 보는 것은 대구·경북은 물론 수도권과 다른 지역"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은 역학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감염의 연결고리가 분명치 않은 사례가 이미 발생했거나 앞으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해외 상황 역시 변수라고 판단하고, 방역의 기본 조치라 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유입 차단·검역부터 대책을 두루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권 부본부장은 "전국 각지에서 나타나는, 연결고리가 불분명한 사례에 훨씬 더 긴장을 높이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대구와 같은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자세로 최악의 경우까지 염두에 두면서 대응을 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체는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뚫고 들어온다는 게 과거의 경험"이라며 "해외에서도 이제 막 코로나19의 유행이 시작한 경우도 있으므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바이러스) 유입 차단·검역부터 우리 국민이 외국에 나가는 순간까지, 국내에서는 산발적인 발생부터 집단 발생까지, 환자의 관리부터 격리해제 이후까지 촘촘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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