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환자 이쪽으로 오세요" 국민안심병원 코로나19 철통방역

입력 2020-03-05 18:35   수정 2020-03-05 19:19

"호흡기환자 이쪽으로 오세요" 국민안심병원 코로나19 철통방역
경기 김포 뉴고려병원, 입구서 환자 분류…호흡기환자 외부서 진료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진단검사 빨라…"하루 100명도 거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해외여행 다녀오셨나요?", "호흡기 증상이 있으세요?", "열 좀 재겠습니다"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국민안심병원'으로 운영되는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은 출입문에서부터 환자를 깐깐하게 거르고 있다.
국민안심병원은 코로나19의 병원 내 전파,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호흡기 환자 전용 진료구역(외래·입원)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다.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의 동선과 진료 과정을 분리한다.
뉴고려병원은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를 병원 밖에서 진료하는 '안심외래진료소',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환자들의 진단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의심 환자 등이 입원하는 '안심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 도착한 환자는 가장 먼저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확인을 받는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병원 안으로 들어올 수 없고, 병원 밖 컨테이너에 설치된 안심외래진료소로 가야 한다.
호흡기 증상과는 무관한 정형외과 환자라도 기침을 한다면 예외 없이 이곳을 들러야 한다. 어린이 환자는 일반 환자들과 함께 진료를 보면 불안감을 보일 수 있어 어린이용 안심외래진료소도 마련됐다.
임소연 호흡기내과 과장은 "열이 37.5도 이상이거나 기침이나 인후통이 있어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환자는 선별진료소로 보낸다"며 "하루 30∼50명의 환자가 오는데 폐 질환이나 결핵 환자도 이곳으로 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호흡기 환자들이 병원 밖에서 걸러지다 보니 일반 환자들은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허리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는 정옥순(62)씨는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는 위험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여기는 안심병원이라 (호흡기 환자와) 분리가 돼서 환자한테 위험할 게 하나도 없다"며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밖에서 먼저 진료를 한다고 하니 편안하게 있다"고 말했다.

안심외래진료소에서 코로나19가 의심되면 병원 뒤편에 하얀색 텐트 2개 동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로 가게 된다. 선별진료소는 따로 예약하고 방문할 수도 있다.
병원 건너편 공영주차장에는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검사 대상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을 통해 문진·발열체크·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곳에는 의사 1명, 간호사 4명, 행정직원 등 10명 정도가 오전·오후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환자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화는 주로 핸드폰이나 마이크를 이용해서 한다. 환자들 역시 대부분 창문을 절반 정도만 내리고 진료를 받는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는 검사 시간이 비교적 짧다. 일반 선별진료소는 보통 환자 1명을 검사하는데 40분 정도가 걸린다. 환자 1명이 올 때마다 환경소독을 하고 30분씩 환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이용하는 환자는 하루 40∼50명이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인상 뉴고려병원장은 "처음에는 두려웠는데 (운영해보니) 감염 예방도 철저하게 되고 더 안전해 선별진료소를 따로 하는 것보다 낫다"며 "홍보가 되면 (하루) 100명 정도가 와도 괜찮다는 자신감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5층에는 '안심 병동'이 있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 등이 머무르는 곳이다. 1인실로 14병동 규모며 외래진료실과는 동선이 분리되도록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들어갈 수 있다.
유 원장은 "현재까지는 많은 분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다"며 "(상태가) 심한 경우에는 대학병원에 갈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중소병원에서 하루 이틀 (환자를) 모시며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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