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간호사 노조 설문 조사…29%만 근무지에 격리 공간 있다고 답해
"의료시설, 불안할 정도로 대비 안 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현장에서 보호 장비 부족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도 이 문제를 성토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15만여 명이 소속된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 미국간호사연합(NNU)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의료시설이 "불안할 정도로" 코로나19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니 카스티요 NNU 위원장은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보호 장비, 교육, 훈련이 부족한 상태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오늘 기준 80명 이상의 노조원이 격리돼있다"며 "간호사 등 보건 서비스 종사자를 무방비 상태로 놔두는 것은 성공적인 전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NNU 내 위생 전문가인 제인 토마슨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간호사 약 6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마스크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응답자의 절반은 고용자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못 받았다고 답했으며, 23%는 코로나19 대처 계획이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근무지에 감염 의심 환자를 위한 격리 공간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슨은 미 정부가 최선의 예방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며 "수개월 전에 미리 대처해야 했는데 우린 인제야 사태에 '반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워싱턴과 캘리포니아주(州)에서도 간호사들이 대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워싱턴주간호사연합(WSNA)이 최근 조합원 1만6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이 충분한 보호장비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무려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환자나 의심환자에 치료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캘리포니아주간호사연합(CNA)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에게 최상의 보호를 제공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CNA의 간호 진료 담당 부서장인 제러드 브로건은 "예전에는 하루 동안 훈련을 받았지만, 지금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 착용 방법 등을 인터넷 영상을 보고 배우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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