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통계, 빙산의 일각…감염자수의 10%"<CNN>

입력 2020-03-06 09:59  

"일본 코로나19 통계, 빙산의 일각…감염자수의 10%"<CNN>
韓 수만건 검사·日은 8천여건 그쳐…전문가 "감염자수, 발표보다 훨씬 많아"
日 정부도 미확인 감염자 인정…"감염자 규모 3천명 추산"
"아베, 올림픽을 안전보다 중시"…불만 여론 확산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계는 실제 감염자 규모의 극히 일부만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4일(도쿄 현지시간)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23명(크루즈선 확진자 706명 포함)으로, 전날보다 33명이 늘었다.
최근 일본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많아야 30여명으로, 하루 수백명씩 새로 확진자가 나오는 한국과 딴판이다.
그러나 일본의 공식 통계는 '빙산의 일각'일 뿐, 실제 감염자수는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으리라는 게 일본 민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CNN이 소개했다.
일본의 확진 검사 지침에 따라 검사량 자체가 매우 적어서 신규 확진자수도 적을 밖에 없다는 것이다.
CNN은 4일 현재까지 한국이 수만명을 검사하는 사이 일본은 8천111명에 대해서만 검사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일일 검사 역량이 3천800건이라고 공표하지만 실제 검사 시행량은 한국에 견줘 미미한 편이다.


일본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면 37.5도 이상 발열이나, 극도의 피로감 또는 호흡 이상 같은 폐렴 의심 증세가 나흘 이상 계속 나타나야 하며, 그 나흘 사이에는 자가 격리를 하며 증세를 관찰해야 한다.
고위험군인 노인과 지병이 있는 사람들도 이틀 이상 경과를 관찰해야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비영리단체 '의료 거버넌스 연구소'의 가미 마사히로(上昌廣) 소장은 일본에는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감염자들이 확진자보다 훨씬 더 많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홋카이도대학의 역학자로서 정부의 바이러스 확산 시뮬레이션 모델 구축에도 참여한 니시우라 히로시(西浦博) 교수는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가 공식 통계의 약 10배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니시우라 교수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일본의 감염자수는 1만명이 넘으리라 추정된다.
니시우라 교수는 자신의 모델로 예측한 일본의 유행 실태는 코로나19 발원지 우한에서 일어난 것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도 감염자가 확진자보다 많다는 예측에는 동의하면서도 니시우라 교수의 예측만큼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CNN에 보낸 답변서에서 "정부는 미확인 감염자들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감염자수를 3천명 선으로 추정했다.
후생노동성은 이어 검사 희망자가 다수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목표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정책 조정관을 지낸 시부야 겐지(澁谷健司) 런던 킹스칼리지 인구보건연구소장은 일본이 대중의 불안을 해소하려면 검사의 문턱을 낮추되, 노인 등 고위험군에 우선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국가안보보다 올림픽과 외교관계를 우위에 두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고 CNN이 소개했다.
특히 아베 지지층에서조차 엄격한 입국 통제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몰린 아베 총리가 5일 전격적으로 한국과 중국에 대해 강력한 입국 제한 조처를 시행한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 조치(上智)대학 나가노 고이치(中野晃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중국발 입국 차단과 관련해 다른 나라에 견줘 약했다"며, 아베 지지·반대 진영 모두 이에 분노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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