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고열·기침·가래 등 증세 비율 낮아져…"발견 더 어려워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파를 거듭하면서 뚜렷하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하면서 사람의 몸에 기생하는 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에서 고열, 피로감, 근육통 같은 전형적 증세가 나타나는 비율이 줄어 새 환자를 발견해내기가 까다로워질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6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우한대학 인민병원 의료진은 학술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SSRN에 '주의 : 신종코로나 입원 환자의 임상 특징 변화'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코로나19가 확산 초기 짧은 시간 동안에도 놀라울 정도의 임상적 변화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방역에도 참여한 장잔(張?) 교수가 교신저자(책임저자)로 참여한 논문에서 연구진은 입원 시기의 차이에 따라 환자들의 코로나19 증세가 더욱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지난 1월 16일부터 29일 사이 입원한 89명의 환자를 앞뒤 시기의 두 그룹으로 나눠 임상 특징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월 16일부터 22일까지 환자 31명(1그룹)과 1월 23일부터 29일 사이 환자 58명(2그룹) 사이에 눈에 띄는 임상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1그룹에서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세로 알려진 기침, 가래, 고열, 무력감 증세를 나타낸 비율은 각각 51.6%, 32.3%, 67.7%, 41.9%였다.
하지만 2그룹에서는 같은 증세 비율이 각각 41.4%, 6.9%, 32.8%, 13.8%로 크게 낮아졌다.
비록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은 아니지만 불과 1주일 사이에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많이 사라진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의 전파와 세대 간 변화를 통해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에도 변화가 나타났다"며 "최신 환자의 초기 증세는 더욱 은폐성이 강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을 두고 코로나19가 점차 일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변해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장기간 인체에 잠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의 3차, 4차 전파는 물론 무증상 전파까지 나타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 식별이 더욱더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시기별 입원 환자들의 임상 증세 차이 연구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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