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정부가 10년 만에 이루려던 재정 흑자의 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물거품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https://img.yna.co.kr/photo/etc/epa/2020/03/05/PEP20200305127101848_P2.jpg)
6일 (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연방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경제 위기 상황에 대처하려고 곧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작년 5월 자유국민연합 정부는 10년 만에 흑자 예산을 편성하는 등 '경제'를 화두로 예상을 뒤엎고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집권 연장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재정 흑자'는 스콧 모리슨 총리와 현 정부의 대표적 국정 과제로 부상했다.
그동안 호주 정부는 소비 침체와 산불 재난 등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에 대해 흑자재정을 이유로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의 발발로 이를 더는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호주 연방 재무부는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0.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추세가 2분기까지 이어진다면, 호주 경제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경제불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경기 부양책을 준비 중인 스티븐 케네디 재무부 차관은 상원 위원회에서 "이번 사태에 따른 정부 재정의 단기적 악화는 지속 가능한 지출과 징세를 지지하는 재정 틀과 전적으로 합치한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호주 정부가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지출을 늘리고 그 결과 재정 흑자도 포기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도이치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필 오도나휴는 "경기 부양을 위한 지출로 호주 정부는 2020 회계연도(2019.7~2020.6)에 250억 호주 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고 2년 내 흑자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커먼웰스 은행 벌린다 알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한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제 남은 문제는 재정이 흑자냐 적자냐가 아니라, 적자의 규모"라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