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적…사태극복 두 바퀴는 보건·경제 재정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선 단순히 보건체계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각국이 경제에 대해서도 올바른 처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까지 85개 국가·지역에서 약 9만5천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3천200여명의 사망자가 보고된 가운데 각국이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응은 미흡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가 중국 출·입국 여행 패턴을 자체 분석한 결과 수십 건의 확진 사례가 있는 여러 국가에선 아직 확인되지 않은 수백건의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한국, 이탈리아가 바이러스를 전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1일 현재 미국은 472명에 대해 검사를 벌였지만, 한국은 하루에 1만명을 검사했다"고 비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보건체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교훈을 얻었다"며 각국 정부에도 같은 사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의료기관 인력과 재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에 4만명의 의료진을 보냈고 영국은 퇴직 의료진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은행(WB)은 12O억 달러를, 국제통화기금(IMF)은 500억 달러를 각각 코로나 대응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역시 의회에서 83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을 편성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우 선진적인 의료기관을 일부 보유하지만 "분열된 보건체계에 대체 수용력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자들이 검사에 나서도록 하는 것도 확산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다. 경미한 증상이 있을 경우 격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경우 병가 문제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종업원의 4분의 1이 유급 병가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 시에는 병가 보장이 미국에서 독감 확산을 4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급 병가는 경제적인 면에서도 전염병 확산에 따른 공급사슬 파괴, 수요 감소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일부 국가가 대응에 나섰지만 통화정책 완화는 공급사슬 파괴를 회복시킬 수는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악영향을 받은 가계와 기업에 필요할 경우 비용 지급과 대출 지원을 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이 막연한 유동성 확대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측면에서 개인의 경우 우선순위는 건강보험금 지급과 유급 병가 제공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 관련자에게 일부 의료비 제공을 검토 중이며, 일본 정부는 육아로 자택에서 지내는 부모들의 임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의 경우 유동성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데, 일시적 세금·인건비 경감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시했다. 고용주의 경우 직원들의 단축근무 실시를 선택할 수 있다.
정부 당국은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대출을 위해 은행에 지원을 할 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채무 불이행 대출자에 대한 압력 완화를 지시했지만 서방 국가는 이같이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 정책의 목적은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절정에 이를 위험을 늦춰 의료기관을 여유 있게 유지하는 것이지만 경제정책은 공장 폐쇄 기간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가 이들 정책 간의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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