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방역대책 본부장 "과학적 입증 쉽지 않아…국내 사례는 없어"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상 발현 전에 바이러스를 배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견해에 대해, 방역 당국은 "조사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러스가 (증상 발현) 하루, 이틀 전에 (환자 몸에서) 분비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역학조사를 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이 발병일을 잡는 것"이라며 "피곤함, 권태감 등 비특이적인 증상부터 시작돼 기침, 발열이 생기고 일주일 뒤 폐렴 등으로 진행하는데 초기(증상)에 대한 부분은 더 많은 데이터와 정돈된 분석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배출 시점에 대한 질의는 5일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종구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국 상황에 대한 짤막한 보고'라는 기고문을 바탕으로 나왔다. 기고문에는 '(환자는) 증상 시작 24~48시간 전에도 (바이러스를) 분비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이 교수는 국내 전문가 중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합동조사단에 참여해, 지난달 15일부터 24일까지 중국에 다녀왔다. 이 교수는 조사단 참여 경험을 나누고자 기고문을 냈다.
한편 방대본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아미노산 한 종이 차이 나는 두 그룹을 발견했고, 두 그룹의 전파력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전파력을 알려면 동물실험이나 다른 역학적인 정보를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면서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경우도 이 바이러스를 족제비에 감염시켜서 얼마나 전파되는지, 치명률이 얼마인지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 연구진의) 정보만 가지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바이러스의 유형과 이에 따라 전파력·치명률에 차이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국제적인 연구 동향도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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