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역 일부 학교 2주간 폐쇄…동부로도 휴교 조치 번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자체 휴교 결정을 내리는 지역이 늘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는 학교 폐쇄까지 권고하고 있지는 않지만, 각 지역 교육구의 자체 판단에 따라 최대 2주간 학교 문을 닫는 곳까지 등장했다.
6일(현지시간) ABC 방송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워싱턴주 킹카운티의 노스쇼어 교육구는 오는 12일까지 휴교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코로나19 '추정양성' 판정을 받게 되자 교육구는 관내 모든 학교의 문을 닫기로 했다.
노스쇼어 교육구는 학부모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학교를 안전하게 운영할 교직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없으며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한 공립 고등학교와 새너제이와 애서튼, 오클랜드 지역의 일부 사립학교도 휴교에 들어갔다.
휴교 조치는 동부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지역의 모든 12개 공립학교는 이날 하루 문을 닫았다.
이 지역의 한 고등학생이 이탈리아 밀라노로 여행하고 돌아온 지 11일 만에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임에 따라 학교 시설 소독을 위해 휴교 결정을 내렸다.
플리머스 교육 당국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이탈리아로 여행하고 돌아온 모든 학생과 보호자에게 자가 격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의 센트럴 벅스 교육구도 관내 5개 학교의 휴교를 결정했다.
교육구는 코로나19 환자가 일부 교직원과 학생이 참석한 모임에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교직원과 학생이 속한 5개 학교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학교를 폐쇄하는 곳이 늘어나자 휴교 조치의 적절성을 둘러싼 찬반 논쟁도 벌어졌다.
뉴스위크는 "교육기관 폐쇄는 단순히 학생 개인의 수업이 취소되는 것을 넘어 훨씬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하는 빈곤 가정과 맞벌이 부부의 경우 인근 위탁 시설로 발길을 돌리거나 조부모와 노인 돌보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수백만 명의 미국 아동이 학교 급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휴교 조치에 따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너무 늦기 전에 전국적인 휴교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전염병 역사를 연구한 하워드 마켈 박사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학교는 호흡기 질환이 쉽게 퍼질 수 있는 장소"라며 "휴교 조치는 바이러스 확산을 늦춰 병원이 감염자로 넘치지 않도록 하고, 백신 개발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켈 박사는 "의학의 역사는 휴교 조치와 관련해 내일이 아니라 오늘 행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며 "학교 폐쇄는 전염병 확산을 막을 가장 효과적인 방화벽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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