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부 해안서 중부 내륙으로 확산…크루즈선 포함하면 300명 넘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서부의 워싱턴주(州)와 캘리포니아주, 동부의 뉴욕주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동서부 해안 지역뿐 아니라 오클라호마, 켄터키 등 중부의 내륙에서도 환자가 나오며 미국 전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15명으로 늘었고, 이들을 포함한 감염자는 282명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감염자가 발생한 주도 26개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 집계 이후에도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2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켄터키주에서 첫 감염자가 나오는 등 환자가 속출하면서 크루즈선까지 포함한 전체 감염자 수는 300명을 넘어섰다.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에버그린헬스 의료센터는 이날 이 병원에 치료받던 12번째 코로나19 환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워싱턴주에서는 이 병원 외에도 하버뷰 의료센터에서 숨을 거둔 50대 남성 감염자, 자택에서 숨진 80대 여성 환자가 1명씩 있었다.
이에 따라 워싱턴주의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는 14명으로 늘었고,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캘리포니아에서 나온 1명을 포함해 총 15명이 됐다.
켄터키주 앤디 버시어 주지사는 이날 렉싱턴 주민이 코로나19의 첫 감염자가 됐다고 발표하면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오클라호마주 케빈 스팃 주지는 털사카운티에 사는 50대 남성이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온 뒤 코로나19 환자로 판정됐다고 발표했다. 오클라호마주의 첫 환자다.
콜로라도주에서도 3명의 환자가 추가되면서 관내 환자가 8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모두 이탈리아나 필리핀 등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네브래스카주도 이날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사실을 발표하며 이미 감염자가 나온 주들에 합류했다. 이 환자는 지난달 말 영국에서 돌아온 30대 여성이다.
인디애나주 에릭 홀컴 주지사도 이날 주에서 첫 추정 양성 환자가 나왔다며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추정 양성이란 주·지역 공중보건연구소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확진 판정은 받지 않은 상황을 말한다.
펜실베이니아주 톰 울프 주지사도 처음으로 주에서 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가 준비돼 있다는 사실을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에게 확언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나이 든 여성과 프랑스·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환자 등 2명이 이 주의 첫 코로나19 환자로 판정됐다.
또 코네티컷주에서는 병원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이 주의 첫 코로나 환자가 됐다. 이 환자는 뉴욕주에 살면서 코네티컷주 '댄버리 앤드 노워크 병원'에서 일하던 사람이다.
이처럼 여러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것은 미 연방정부가 최근 코로나19 검사 확대를 위해 테스트 키트를 보급을 늘리고, 검진 요건을 크게 완화하면서 검사가 늘어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카운티에서도 4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전체 환자 수가 24명으로 불었다.
전날 22명에 그쳤던 뉴욕주에서는 하루 새 새로 22명의 환자가 추가되며 모두 44명으로 늘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총 환자 수가 33명이라고 말했으나 오후가 되면서 11명이 추가됐다.
쿠오모 주지사는 대부분의 환자가 이 주의 두 번째 코로나19 환자인 50세 남성 변호사와 연관된 감염자들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것(코로나19)은 마치 스테로이드(근육 강화제)를 맞은 독감 같다"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최소 4천 명이 집에 머무는 '예방적 격리'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환자와 가까이 지냈거나 코로나 발생 국가로 여행을 다녀온 뒤 아직 증세를 보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CNN은 설명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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