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커 출신 트렌스젠더 장관의 마스크 대란 해법 눈길

입력 2020-03-07 15:04  

대만 해커 출신 트렌스젠더 장관의 마스크 대란 해법 눈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각국으로 퍼지면서 곳곳에서 마스크 대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먼저 마스크 대란을 겪은 대만의 효과적인 대응이 관심을 받고 있다.
7일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이런 관심의 중심에는 당국과 민간의 협조를 통한 마스크 대란 해법을 내놓은 해커 출신이자 인터넷 창업가로 유명한 트렌스젠더 장관 탕펑(唐鳳·영어명 '오드리 탕')이 있으며 해외 언론들도 심층 보도를 하기도 했다.
2016년 6월 대만 최초의 장관급 디지털 정무위원으로 발탁된 탕 장관은 코로나19에 대한 연이은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대란이 계속되면서 시민의 불만이 높아지자 자신의 주특기를 살린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탕 장관은 지난 1월 말 마스크 대란 때 정부의 일괄 구매·배분을 위해 편의점 마스크 지도를 처음 만든 우잔웨이(吳展瑋) 프로그래머의 협조를 얻어 전국 약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마스크 재고량과 위치를 알 수 있는 마스크 지도를 제작하고 마스크를 실명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데 힘썼다.
대만 EBC 방송은 이런 정책을 순조롭게 밀고 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건강보험서(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보팀 50여명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먼저 탕 장관 측과 사전논의를 거쳐 3일 밤낮으로 노력해 6천여곳의 건강보험 지정약국에 대한 마스크 실명제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어 한꺼번에 건강보험서의 서버로 몰려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작동될 수 없을 경우를 고려해 프로그램의 오픈소스를 공개해 원하면 누구든지 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1주일여 만에 100여명의 프로그래머가 다수의 마스크 지도를 자체 제작해 인터넷에 공개함으로써 주민들이 쉽게 사용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런 노력이야말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뭉쳐 역량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정부의 다양한 노력으로 마스크 공급이 많이 개선된 상태지만 약국의 실시간 데이터 입력 미흡 혹은 마스크 수요의 지역적 편차로 인해 일부 보완이 필요한 대목도 드러나고 있다.
대학생인 추(邱)모 씨는 북부지역인 타이베이(台北)시와 신베이(新北)시 지역에서는 아직 마스크를 쉽게 구매하지 못한다며 대만 내 구매 가능 여부가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마스크 지도가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가끔 지도를 믿고 약국을 방문했다가 헛걸음한 적이 있다며 약국의 정확한 실시간 재고 상황 안내가 무척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천치마이(陳其邁) 부행정원장은 내주부터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1천만 장으로 늘어나고 4월에는 1천300만 장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탕 장관과 함께 좀 더 원활한 마스크 실명제를 위해 상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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