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소비심리·수출·금융시장 타격…노동시장 악영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기 전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8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2월에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지난 1월까지만 하더라도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었지만, 2월부터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1월 전산업생산은 0.5% 감소(이하 전년동월대비)했지만, 조업일수가 3일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년 12월(3.9% 증가)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 100.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월 100.3으로 0.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월 한국은행 제조업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 78에서 67로, 전산업 BSI가 75에서 65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월 초 이후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국내 완성차 5개사 모두 가동률이 하락했으며, 제주도 관광객은 내국인(-39.3%)과 외국인(-77.2%)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104.2에서 96.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 활동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KDI는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투자심리도 큰 폭으로 악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월 투자 BSI는 전월 95.5에서 89.5로, 제조업은 96.5에서 87.7로, 비제조업은 94.1에서 91.8로 큰 폭으로 둔화했다. 투자심리 역시 빠르게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KDI는 진단했다.
수출에도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됐다.
2월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로 4.5% 증가했지만, 하루평균 수출액은 전월 5.9% 증가에서 12.2%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에도 -6.6%로 감소했으며, 자동차 수출(-16.6%)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2월 평균 기준으로 봤을 때도 전년 동기 대비 -1.3%를 나타냈다.
KDI는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던 노동시장 역시 코로나19로 악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감염병 확산이 장기화한다면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 원화 가치, 금리가 모두 하락하고 불확실성 지수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KDI는 역시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2월 국제유가는 월 중반에 반등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하락으로 전환했다. 국제금융시장 역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구체적인 경기 위축 여파는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코로나19의 진행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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