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설 머물러 화 피해…중국 내 '집중격리' 국민 1천여명 불안 커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푸젠성의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 시설이 갑자기 무너져내린 가운데 사고 시설 인근에서 우리 국민 4명이 강제 격리 생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한국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격리 시설 붕괴 사고가 난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시에서는 우리 국민 4명이 강제 격리가 이뤄지는 '집중 관찰 시설'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들이 있는 취안저우시 밍리(明利)호텔은 전날 밤 붕괴한 신자(欣佳)호텔에서 약 30㎞ 거리에 떨어져 있다.
이곳 역시 현재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중단한 채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생 위험 지역으로 구분하는 '중점 지역'이나 '중점 국가'에서 온 사람들을 최소 14일간 강제 격리 수용하는 곳으로 운영 중이다.
밍리호텔의 우리 국민 4명은 대부분 교민 사업가들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차례로 격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격리 시작일로부터 14일 이후 나올 수 있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중국에 들어온 우리 국민들이 최소 수백명, 많게는 1천명 이상이 '집중 관찰 시설'에 들어가 생활 중이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격리 시설에 있던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현재 입국 항공기에 탄 인원 전원을 강제 격리 조치하는 광둥성 광저우시와 선전시, 장쑤성 난징시 등 일부 도시에서만도 최소 500명 이상의 우리 국민이 지정 시설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역으로는 이미 1천명 이상의 우리 국민이 격리된 것으로 교민 사회는 추정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4일을 기준으로 830여명이 지정 시설에 격리되어 있다고 공개한 바 있는데 이후에도 연일 대규모로 추가 격리자가 발생 중이다.
중국이 운영 중인 시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텔들을 '징발'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마다 여건에 큰 차이가 있다. 일부 시설은 환경이 쾌적한 편이지만 일부 시설은 냉난방이 중단된 채 방충망도 없는 등 환경이 열악한 곳도 적지 않다고 격리된 국민들은 전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도시별로도, 각 도시 안에서도 시설별로 환경이 천차만별로 파악된다"며 "수용 인원이 많이 늘어나면서 중국 측이 예산 문제로 기본적으로는 가격이 저렴한 곳 위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시설이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겠다면서 한국, 이란, 이탈리아, 일본 등 '중점 국가'에서 온 내국인과 외국인들을 지정 시설 또는 자택에서 반드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이번에 사고가 난 시설처럼 중국의 여러 도시는 중국 내 다른 '중점 지역'에서 온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시설을 다수 운영 중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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