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원유 수요 감소…OPEC+ 추가 감산 불발
아람코 주가, 작년 12월 상장 이후 첫 공모가 이하 하락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에 대한 4월 아랍경질유 선적분의 공식판매가격(OSP)을 벤치마크 가격인 두바이-오만유 현물시장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3.10달러 낮게 책정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두바이-오만유 현물시장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2.90달러 높았던 3월보다 6달러 낮은 수준이다.
아람코는 또 4월 미국 거래처에 대한 아랍경질유의 OSP를 아거스고유황원유지수(ASCI)보다 배럴당 3.75달러 낮게 조정했다. 3월 미국에 대한 아람코의 아랍경질유 OSP는 ASCI보다 배럴당 3.25달러 높았다.
같은 기간 서유럽에 대한 OSP는 브렌트유 가격을 기준으로 배럴당 8달러 낮게 결정해 3월보다 배럴당 10.25달러 낮췄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하자 6일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8일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추가 감산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아람코가 4월부터 하루 1천만 배럴까지 산유량을 증산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아람코는 OPEC+(OPEC 회원국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감산 약속이 3월 말로 끝나기 때문에 증산하기로 했다"라며 "산유량이 하루 1천100만 배럴에 가까울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는 추가 감산을 반대한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저유가 국면에 대비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아람코의 산유량은 하루 970만 배럴로, 이 보도대로라면 하루 40만 배럴 안팎의 원유를 더 생산하는 셈이다.
추가 감산이 불발하자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1%(4.62달러) 떨어진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다. 하루 낙폭으로는 2014년 11월 28일 이후로 5년여만의 최대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원유수요는 올해 상반기 하루평균 200만 배럴 안팎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 때문에 WTI의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국제 원유 시장의 부진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8일 아람코의 주가도 전 거래일 종가(33리알)보다 약 9% 폭락한 장중 29.9리알까지 내려가 공모가(32리알)를 처음으로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리야드 주식시장(타다울) 상장 이후 최저치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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