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정·관계 기득권이 변화 막아…계속 싸울 것"
"인종에 따른 불평등 일상적으로 자행…문제 계속 지적해야"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중도 사퇴한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는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스타이어는 "대선 경선 출마 전에는 기후변화나 젊은 층의 투표 독려, 트럼프 대통령 탄핵 등을 위해 노력했다"며 "선거 운동 기간 유권자의 얘기를 듣고 다른 삶에서 배움을 얻는 일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앞서 스타이어는 지난 1일 네 번째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후 사퇴했다.
스타이어는 "내가 본 사람 중에는 기성 정치권이나 뉴욕과 워싱턴 DC의 엘리트들과 단절됐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다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또 기업이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투표해도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가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게 사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반 대중이 하는 일을 10년 동안 해봤고, 경선 동안 겪어보지 못한 사람과 문제 등을 알아가면서 새로운 해법과 아이디어도 갖게 됐다"며 "그러면서 정부가 실패했다는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이어는 "일반 유권자 사이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도 몹시 강했다"며 "언론계와 정·관계에 얽히고설킨 엘리트층은 일반 미국인의 희생을 대가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조금도 바꾸려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가지 분명히 할 것은 나 역시 기득권으로서 혜택을 받았지만, 경선을 거치면서 내게 주어진 시간과 자금을 현실 정치를 바꾸는 데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더욱 다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타이어는 인종과 출신 국가에 따른 정부의 불평등한 대우가 매우 충격적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생활에서 인종에 따라 불평등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덴마크시의 한 식당에서 만난 흑인 주민은 오염된 수돗물 때문에 그야말로 독극물에 노출됐는데 정부는 몇 년 동안 이를 무시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유사한 차별 사례는 라틴, 미국 원주민 사회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이고 반복적으로 지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스타이어의 지적이다.
스타이어는 "기후 변화 문제에서도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이 화석 연료를 찬성하는 게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새롭고 다른 인물에게 국가를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진정한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의 재선을 막는 데서 비롯될 것"이라며 "더는 경선 후보는 아니지만 미국민을 위해서 계속해서 이 싸움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스타이어는 1986년부터 헤지펀드를 운영하며 거액의 부를 쌓아 순자산이 16억 달러(1조9천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선 전 사비를 들여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TV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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