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원지 아직 확인되지 않아…美 책임 회피하기 급급"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한 코로나'로 지칭하고 중국의 정보 공유가 충분치 않다며 비판을 이어가자 중국 주요 매체들이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9일 논평(論評)에서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445명이고 사망자가 19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미국 일부 정객은 방역에 노력하기보다 중국을 질책하고, 책임을 회피하는데 목을 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또 폼페이오 장관이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 '우한 코로나'라고 표현한 데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이틀 연속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며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적으로 코로나19에 특정 지역명을 붙이는 것을 반대했고, 각국 지도자와 매체들도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신문은 이어 "사실 코로나19의 발원지를 밝히는 과학적인 작업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우한 바이러스'라는 명칭은 과학적으로 아무런 증거가 없고 도의적으로도 무책임하며, 매우 편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에서 "미국의 외교 수장으로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행위는 코로나19가 창궐한 국가들이 중국을 원망하도록 유도한다"면서 "이는 미국의 대(對)중 외교와 인식이 악의적이라는 점과 폼페이오 장관 개인적인 인간 됨됨이를 잘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정보 공유에 흠결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WHO는 중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무슨 특별한 정보를 원하는지 중국으로부터 얻지 못한 정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신문은 또 "미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것 외에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슈퍼 화요일'에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중이 운집하는 대규모 정치행사를 개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어떻게 코로나19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한마디도 '훈계'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 등 미국 관리들은 시도 때도 없이 중국의 잘못을 지적하고, 미국의 감염병 확산이 중국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중국공산당을 칭찬하다니 보기 좋다"라고 비꼰 뒤 "하지만 이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나라들에 미국 정부가 3천700만 달러를 지원한 사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우한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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