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체제 우월성 입증됐다며 세계의 대안모델 자처"
민주국가들엔 수용불가 권위주의…창궐 속 서방 정책입안자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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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중국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세를 보이는 반면 서방 민주주의 국가에선 확산 양상을 나타내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체제 우열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WSJ은 중국 우한(武漢)과 이곳을 둘러싼 후베이(湖北)성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초 관료 비밀주의와 내부 고발자들에 대한 처벌이 바이러스를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이후 중국이 취한 매우 엄격한 사회 통제는 최소한 현재로선 현지에서의 확산을 멈춰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7일 하루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명이라고 8일 밝혔다. 이는 "이탈리아, 한국, 프랑스 그리고 지금은 미국보다 훨씬 적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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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이를 개인의 자유보다 당국의 통제를 우선시하는 자체 모델 우월성의 증거라며 홍보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중국 체제의 이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내용의 여러 해설을 실었다.
학자 둥위전은 "중국의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중국 공산당이 인류 역사에서 훨씬 강력한 관리능력을 가진 정당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WSJ은 "코로나19 확산에 직면한 서방 민주주의 국가는 그들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성공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를 향해 스스로 대안 모델이라고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유럽 정치인들의 행동이 늦어 확산에 대부분 실패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로는 8일 오후 현재 거의 500명이 진단을 받았으나 "유럽이나 한국보다는 검사능력이 훨씬 뒤처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19 발생 초기에는 서방 국가들은 우한에서의 실패를 강조하며 민주주의에서의 자유로운 정보 흐름이 공중 보건 위기 사태 시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WSJ은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지식이 반드시 의미 있는 행동으로 이행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명백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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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토머스 보서트 전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밝혀지지 않은 감염 사례 사이에는 큰 인식의 차이가 있다"며 "학교 폐쇄나 대규모 행사 취소 등 공격적인 조처를 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보서트 전 보좌관은 이탈리아의 경우 경제적 손실을 우려해 정책을 망설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WSJ 역시 이탈리아 지도자들이 위기 사태의 범위를 통제하는데 엄청난 실패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연립 정부의 한 축인 중도좌파 성향 민주당의 니콜라 진가레티 대표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밀라노의 한 술집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면서 "우리는 밀라노와 이탈리아를 닫아선 안 된다"며 "우리의 경제는 두려움보다 더 강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지난 7일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공개했다.
밀라노의 산 라파엘레병원의 로베르토 부리오니 교수는 "어제까지도 사람들은 스키 리조트와 스포츠 행사에 계속 몰렸다"며 "시민들이 바이러스를 멈추기 위해 개인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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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독일 당국은 지난 주말 주요 축구 경기 개최를 허용했으며 미국에서도 거의 평소와 같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학교나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을 제한하는 사례가 얼마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취약 연령층으로 꼽히는 70대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주요 대선 주자들도 대규모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신문은 부연했다.
미국 외교협회의 글로벌 보건담당 선임 연구원인 옌중황은 "중국의 (위에서부터 전달되는) 톱다운 접근은 바이러스와 관련해 필요한 지역에 자원과 가용능력을 매우 효과적으로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포함해 서방 민주주의 국가가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방식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험적 대책은 아마도 이 나라에선 또는 실제로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반복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민주국가들의 정책 입안자들이 어려운 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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