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원 급등…유가폭락·코로나19 팬데믹 우려(종합)

입력 2020-03-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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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원 급등…유가폭락·코로나19 팬데믹 우려(종합)
다시 1,200원선 위로…엔화 급등에 원/엔 환율 6년9개월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9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오르며 달러당 1,200원 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 심리가 급속히 퍼진 탓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 오른 달러당 1,204.2원에 거래를 마쳤다. 1,200원선 위로 오른 것은 지난달 28일(1,213.7원) 이후 6거래일만이다.
환율은 0.6원 오른 1,192.9원으로 출발해 고점을 높이다가 오전 장중 10원 넘게 급등하면서 1,200원 선을 넘어섰다.
개장 초기만 해도 달러화가 유로화, 엔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가 대비 약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국제 유가 폭락 여파로 이날 오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패닉'에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면서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207원으로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북한이 오전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도 원화에 악재로 작용했다.
환율은 오전 장중 "단기간 내 환율 쏠림이 과도하다"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오고서야 1,200원선 초중반대로 진정됐다.
환율 움직임에서 드러나듯 이날 금융시장은 코로나19와 국제유가 폭락발(發)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날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았다. 전 거래일 대비 30% 가까이 폭락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에 합의하지 못한 영향을 받았다.
공포 심리가 확산하면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85.45포인트(-4.19%) 폭락한 1,954.77로 마감했다. 지수 2,000선이 무너진 가운데 외국인은 이날 1조3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일본 증시는 낙폭이 더 컸다. 닛케이225지수는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로 5.07% 급락했다.
한편 주요 선진국 통화에 견준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약할 전망이다.
미국 금리 급락 여파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하루 2.6% 넘게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달러당 102.6엔(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떨어졌다. 2016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추가 약세가 전망되는 만큼 원화의 강세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유가 급락에 따른 대외 불안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급상승하면서 원/엔 환율은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1,172.48원으로 전 거래일(6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1,126.32원)에서 46.16원 급등했다. 이는 2013년 6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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