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에…印 총리, 방글라 방문 연기·홀리 축제도 축소(종합)

입력 2020-03-10 18:57  

코로나19 우려에…印 총리, 방글라 방문 연기·홀리 축제도 축소(종합)
'색의 축제' 홀리 상당수 취소…대규모 야외 행사 기피·집에 머물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인도 총리의 방글라데시 방문이 연기되고 인도의 대형 봄맞이 축제인 홀리 관련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전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다음 주 방글라데시 방문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이 행사에 초청받은 모디 총리도 방문을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셰이크 하시나 현 총리의 아버지인 라흐만은 '방글라데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로 초대 대통령과 2대 총리를 역임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17일부터 열흘 가까이 라흐만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할 계획이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상태다.
모디 총리는 앞서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인도-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일정도 연기했다.
이번 회담은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EU 본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양측 보건당국이 회담 연기를 권고했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해 10일 '색의 축제' 홀리 관련 행사도 대폭 축소됐다.
봄맞이 축제인 홀리 때는 인도인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낯선 이에게 색 모래나 물풍선 등을 무차별적으로 던지고 다른 이의 몸에 색을 칠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밀집된 상태로 접촉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해왔다.
이와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미 올해 홀리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도 해마다 관저에서 개최하던 대규모 홀리 행사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각 주 정부와 단체들도 홀리 관련 행사를 상당수 취소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올해는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집안 등 실내에서 홀리를 즐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가능하면 서로 접촉을 피하자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으로 알려진 상태라 인도인들은 올해 중국산 홀리 관련 제품 구매를 꺼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4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NDTV 등 현지 언론은 10일 이 밖에도 남부 케랄라, 카르나타카 등에서도 감염자가 추가됐다며 총확진자 수는 56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인도 정부는 이날 공군기를 투입,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이란에서 자국민 58명을 데려왔다.
한편, 이웃 나라 파키스탄에서도 하루 사이에 9명의 감염자가 발생, 전체 확진자 수가 이날까지 16명으로 늘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7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서도 감염자가 2명 더 확인돼 전체 감염자 수는 6명으로 증가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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