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이어 해수부서도 확진자…세종청사도 긴장감 팽배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김연정 장하나 이효석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세종에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행정중심' 정부세종청사에도 긴장감이 팽배하고 있다.
세종시는 한동안은 확진자가 추가되지 않아 나름 코로나 19 청정지역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줌바댄스 학원을 시작으로 확진자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세종청사 안에서도 보건복지부에 이어 10일에는 해양수산부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청사 직원 누군가가 이미 코로나 19에 감염돼 있을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괜한 걱정은 아닌 수준이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워낙 엄중하다 보니 세종청사도 모든 사안을 코로나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보안도, 상생도 잠시 멈출 수밖에 없다.
세종청사는 11일부터 청사 출입시 얼굴인식 확인 기능을 일시 정지한다.
청사는 외부인이 직원 출입증을 구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출입구에서 얼굴인식 카메라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얼굴인식을 하려고 마스크를 벗었다가 다시 쓰는 것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 감염 우려도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대신 직원들은 건물에 들어갈 때뿐만 아니라 나갈 때도 출입카드를 인식시켜야 한다. 혹시 모를 출입카드 도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세종청사 구내식당은 휴무일 없이 완전 가동되고 있다.
원래는 청사 외부 식당가와 상생을 위해 한달에 한번 구내식당 운영을 쉬었다가 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한달에 두번으로 그 횟수를 늘렸는데, 지금은 외부 식당에서의 감염을 막기 위해 구내식당 휴무일을 아예 없앴다.
이날 해수부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청사 근무자들은 더욱 긴장하는 표정이다.
해수부는 확진자가 근무해온 5-1동 4층 전체를 임시 폐쇄하고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4층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이날 출근하자마자 갑작스러운 공지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 대기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출근했다가 9시 이후에 문자가 와서 도로 집으로 갔다"며 "확진자가 최근 몸이 안 좋아서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고 하지만 그래도 복도에서 마주쳤을지도 몰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집에 가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와 인접해 있고 일부 부서는 같은 동을 쓰는 국토교통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대부분 부서가 6동에 배치돼 있지만 철도국과 도시재생추진단, 혁신도시추진단 등은 해수부와 함께 5동에 있다.
국토부는 긴급 공지를 통해 5동 사무실에 있는 직원은 5-1동 4층 접근을 피하는 등 동선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사무실은 근무 중에도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면서 "점점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직원들에게 출근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최근에는 근무 중에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직원끼리 서로 조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용의 형상으로 길게 이어진 세종청사의 끝단에 위치한 교육부 역시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른 부처들처럼 감염을 경계하면서 외부 활동을 꺼리는 분위기다.
업무 특성상 교육단체나 지역 시·도 교육청과 회의가 잦은 교육부는 확진자와 함께 회의했던 사례가 다수 나오면서 식은땀을 흘린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급적 직원 간 대화를 나누지 말라는 지시도 있었다"면서 "저녁은 물론이고 점심 약속도 모두 취소되고 당분간 약속을 잡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부처처럼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라는 지침은 아직 없었지만 불안한 마음에 다들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면서 "대면 회의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청사 내에 코로나 19가 퍼져 일부 사무실이 폐쇄되면 행정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 업무시스템은 '솔넷'이라는 내부 전산망으로 가동되고 외부에선 이용하기 어려워 재택근무로 업무를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청사 외부에서도 솔넷에 접속할 수는 있지만 내부망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