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개학 연기했더니…中 '재택수업 양극화' 심화

입력 2020-03-10 17:05  

코로나19에 개학 연기했더니…中 '재택수업 양극화' 심화
농촌지역에선 사이버공간 접근 어려워…도시지역선 프로젝터까지 구입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된 중국에서 '온라인 교육 양극화' 현상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됐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도시 지역 학생들은 사이버 학습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지만, 가난한 농촌 지역 학생들의 상당수는 사이버 공간에 접근하는 것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중국) 교육 당국이 일선 학교에 온라인 수업을 하도록 지시했지만, 수많은 농촌 학생들의 가정은 사이버 공간을 이용할 능력이 없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농촌 지역인 산시(陝西)성 쯔저우(子洲)현에 거주하는 화덩잉(34) 씨의 초등학생 두 자녀인 닝닝과 러러는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뒤에도 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가정에서 재택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만 한다.
중국 교육 당국이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자 각급 학교의 개학 시기를 무기한 연기하고, 수업 방식을 재택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 씨 가정에는 낡은 스마트폰밖에 없어 두 자녀가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이 여의치 않다. 문맹인 화 씨는 "아이들이 개학해 학교에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닝닝 학교의 교사 마쥔은 328명의 학생 가운데 절반이 온라인 수업을 듣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인터넷 신호에 접근할 수 있는 가정에서도 인터넷망 이용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유한 동부의 도시지역 가정은 자녀의 재택 온라인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새 컴퓨터, 스마트폰, 프린터, 심지어는 프로젝터까지 구입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상하이(上海)에 거주하는 린다 슈 씨는 지난달 아들의 재택 온라인 수업을 돕기 위해 3천500위안짜리 프로젝터와 1천500위안짜리 프린터를 구매했다.
그는 "아들이 두 달 간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필요하면 내가 가르칠 수도 있다"면서 "걱정하는 것은 아들이 온라인 강의를 듣느라 눈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의 온라인 교육 시장도 조명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교육시장은 2018년 기준 약 2천517억위안(42조7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1년 전보다 25.7% 성장한 수치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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