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재정카드 총동원…美 급여세 인하·EU 34조원 기금
연준·ECB, 유동성공급 확대…"연준 0.50~0.75%p 추가 금리인하할 듯"
(뉴욕·브뤼셀=연합뉴스) 이준서 김정은 특파원 = 전세계 주요국 재정·통화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맞서 과감한 '돈풀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사태가 생산, 소비, 금융 각 분야에 동시다발 충격을 가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경기침체를 막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코로나19 사태 역시 전세계 각국의 정책공조가 요구된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먼저 급여세를 인하하는 '감세 카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는 급여세 인하의 범위는 3천억 달러(한화 358조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 인하와 시간제 근로자 및 항공·숙박·크루즈 업계 지원 등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의회를 찾아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주례 오찬에 참석해 행정부가 마련한 경기부양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코로나19 대처를 위해서는 83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은 250억 유로(약 33조9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EU 27개 회원국 정상들과 긴급화상회의로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런 방침을 밝혔다.
이 기금은 보건 체계와 소규모 기업, 노동 시장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유럽 주요국 자체적으로도 긴급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는 75억유로(약 10조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독일도 124억 유로(약 17조 원) 규모의 공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약 40억 달러를 공급하는 코로나19 긴급 대응책을 내놨다고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전했다.
코로나19의 진앙격인 중국은 일찌감치 강도 높은 경기부양에 들어갔다.
중국 지도부는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인터넷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필두로 한 '신(新)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으로 방향을 잡았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윈난성은 올해만 4천400억 위안 규모의 중점 프로젝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밖에 허난성, 푸젠성, 쓰촨성, 충칭직할시, 산시(陝西)성, 허베이성 등 7개 성급 지방정부가 밝힌 올해 주요 프로젝트 투자 계획액만 3조5천억 위안(약 600조원)에 달한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진 홍콩 당국도 총 300억 홍콩달러(약 4조6천억원) 규모의 부양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호주 정부도 경제 살리기에 100억 호주 달러(약 8조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국제기구들도 잇따라 긴급 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세계은행(WB)은 12O억 달러를, 국제통화기금(IMF)은 500억 달러를 각각 코로나19 대응비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각국 통화당국들은 유동성 공급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초단기 유동성 공급분을 기존 1천억 달러에서 1천500억 달러를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하루짜리(오버나이트)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56%,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44% 반영하고 있다.
지난 3일 0.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한 연준이 최소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확신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제로금리를 운용하고 있는 ECB로서는 금리 조정보다는 양적완화(QE) 규모를 확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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