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외교장관 전화통화로 중국에 의료물자 긴급 지원 요청
태평양 섬나라·아프리카에서도 중국에 코로나19 협력 '러브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급속히 퍼지면서 이 사태의 발원지인 중국이 오히려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3개월 만에 종식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미 구축된 막대한 의료 설비와 물품, 경험을 앞세워 이탈리아, 태평양 섬나라, 아프리카 등 취약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중국 의료진 파견과 마스크 등 의료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마이오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이탈리아 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퇴치 경험을 배우고 있으며 전염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현재 의료 물자와 설비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어 중국이 급한 불을 끄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은 마스크 등 의료 물자를 지원하고 급히 필요로 하는 물자와 장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요청하는 대로 중국 의료진을 파견해 방제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의 이탈리아 지원에는 중국의 지방정부와 기업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10일 태평양 섬나라와 보건 전문가 영상 회의를 통해 중국의 대규모 의료 지원을 시사했다.
이들 태평양 섬나라 중에는 중국의 막대한 경제 지원을 받는 대가로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한 국가들이 있어 중국이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 외교부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보건 전문가들이 참석해 피지, 키리바시, 미크로네시아,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등 10개 태평양 섬나라 정부 관료와 보건 전문가들에게 중국의 코로나19 방제 정보와 경험을 전달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회의에 대해 "중국은 책임지는 자세로 태평양 섬나라들에 코로나19 정보를 알려주고 이들의 관심사에 답해줬다"면서 "국제사회와 방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 세계 공중 보건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지난 9일 남부아프리카발전공동체(SADC) 보건장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SADC는 중국과 협력 강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의약품 부족문제 해결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함을 내비쳤다.
겅솽 대변인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비교적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에 있으며 이미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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