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보도…다음날 WHO 사무총장 언급서 일본 빠져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국으로 일본을 언급하지 말라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일본을 거론하면서 코로나19와 관련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일본은 한국 등과 같은 사례로 취급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다음날인 3일부터 "중국 이외 (코로나19 발생의) 80%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라고 발언을 수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실제 WHO가 언급하는 코로나19 우려국에서 일본이 빠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코로나19 상황 및 대응에 관한 국제사회를 향한 정보 발신을 강화하고 있다.
10일에는 외무성 회의실로 도쿄(東京) 주재 각국 외교관들을 불러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일본 정부는 대외적으로 자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를 설명할 때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는 제외하고 있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크루즈선 탑승자는 절반 이상이다.
일본 외무성에서 지난 10일 열린 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선 '왜 일본만 감염자 수가 늘지 않는 것이냐', '숨은 감염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후생노동성 담당자는 "학교 휴교 요청과 대규모 행사 자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선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오는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자칫 취소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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