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대 주가지수 4∼5%대 폭락…유럽증시 반등 또 무산
(뉴욕 이스탄불=연합뉴스) 이준서 김승욱 특파원=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으로 선언하자, 가뜩이나 폭락세를 타고 있던 뉴욕증시는 낙폭을 더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통용되는 '팬데믹'이라는 용어가 뒤늦게 공식화되자, 공포감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64.94포인트(5.86%) 하락한 23,553.2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700포인트 가까이 밀렸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40.85포인트(4.89%) 하락한 2,741.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392.20포인트(4.70%) 내린 7,952.05에 각각 마감했다.
지난 9일 2,013.76포인트 폭락했던 다우지수는 10일엔 1,167.14포인트 급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폭락세로 되돌아간 흐름이다.
경기부양 카드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면서 다우지수는 일찌감치 폭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경기부양책 약발'은 하루 만에 시들해진 셈이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1,100포인트가량 밀리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다, WHO의 '팬데믹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을 키웠다.
이로써 지난달 12일 고점(29,551)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약 6,000포인트, 20.3% 하락하면서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52주 최고가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 추세적인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으로 분류된다.
다우지수가 고점 대비 10~20% 하락하는 조정 국면을 수차례 거치기는 했지만 '20% 문턱'을 넘어서면서 약세장에 들어선 것은 2009년 이후로 처음이다.
미 언론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시작된 초장기 강세장이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가 폭등세를 연출한 전날에도 1%대 급락했던 유럽증시는 또다시 반등에 실패했다.
그나마 유럽 주요국 증시가 마감된 이후에 WHO의 '팬데믹 선언'이 발표된 탓에 하락 폭이 크지는 않았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전날보다 0.56% 하락한 4,610.25로 마감했으며, 영국 FTSE 100 지수는 1.40% 내린 5,876.52를 기록했다.
독일 DAX 30지수 역시 0.35% 내린 10,438.68로 장을 끝냈고,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 50도 0.15% 내린 2,905.56을 기록했다.
증시 급락세의 '뇌관'이 되고 있는 국제유가도 급락세로 돌아가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0%(1.38달러) 내린 3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5시30분 현재 3.98%(1.48달러) 하락한 35.7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 전쟁'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WTI는 지난 9일 24.6%(10.15달러) 폭락했다가 10일엔 10.4%(3.23달러) 급반등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WHO의 팬데믹 선언은 12일 개장하는 아시아 증시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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