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에 약세장 진입…다우, 5.86% 폭락 마감

입력 2020-03-12 06:08   수정 2020-03-12 10:13

뉴욕증시,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에 약세장 진입…다우, 5.86% 폭락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와 미 재정 부양책 불확실성 등으로 또 폭락했다.
11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64.94포인트(5.86%) 폭락한 23,553.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0.85포인트(4.89%) 추락한 2,741.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92.20포인트(4.7%) 떨어진 7,952.0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 1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20% 이상 폭락했다. 주가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추세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2009년 이후 약 11년간 이어진 장기 강세장이 마침내 막을 내린 셈이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도 종가 기준 약세장 진입이 코앞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대응한 각국 부양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WHO는 코로나19가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감염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지 않아도 큰 폭 하락하던 다우지수는 WHO 발표에 낙폭을 더 키워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미국에서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대규모 집회가 금지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혼란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맞서 부양책을 내놓는 중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기준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긴급 인하하고 중소기업 등을 위한 대출 지원 제도도 도입했다.
영국 정부도 300억 파운드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다음날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에 코로나19 사태에 통화와 재정 정책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 부양책이 아직 구체화하지 못한 점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 달리 미국 정부는 전일 부양책 패키지를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남은 기간 급여세를 완전히 면제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 도입을 주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의회 동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언제 어느 규모로 부양책이 도입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급여세 감면 등에 대해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백악관이 의회 입법 없이 정부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오는 4월 15일인 세금 납부 기한을 연기해 2천억 달러 규모의 지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월가 주요 금융사 수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날 밤 코로나19 대책 관련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9시(한국 시각 12일 오전 10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모든 힘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주요 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다소 줄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다급하게 움직였다.
연준은 이날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 한도를 1천750억 달러로 확대했다. 연준은 지난 9일 오버나이트 레포 한도를 1천500억 달러로 올렸던 데서, 이날 재차 확대했다.
연준은 또 1개월짜리 기간물 레포도 각각 500억 달러 한도로 세 차례 신규 운영키로 하는 등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공급을 긴급히 늘렸다.
다만 이런 조치도 시장의 극심한 공포를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골드만 삭스는 코로나19 충격으로 S&P 500 지수가 전일 종가에서 15% 더 추락할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5.95% 내렸고, 금융주도 5.52%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높았다.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변화 없음(0.0%)을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월에 전월보다 0.2% 올랐다.
전문가 예상 0.2% 상승에 부합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불안한 흐름이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레이크먼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면서 "아직 바닥에 이르지 않은 것인지가 관건인데, 나는 여전히 반 밖에 안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95% 급등한 53.90을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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