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럽 등 여타지역으로 확산… 한국 경제 부정적 영향 가중"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충격을 받은 국내 금융시장의 회복 속도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과 같은 다른 감염병 사태 때보다 느리다고 평가했다.
내수, 서비스·재화 교역, 제조업 생산 등의 경로로 나타나는 코로나19의 실물경제 악영향은 코로나19의 유럽 등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가중돼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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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12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을 이렇게 분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세계보건기구(WHO) 최초 상황 보고 발표일인 지난 1월21일을 기준으로 다른 유행 감염병과 국내 금융시장의 단기 반응을 비교했다.
주가와 장기시장금리는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반응 정도는 이번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신종플루·메르스 때보다 큰 편이었다.
회복도 더디다. 다른 감염병 때는 대부분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지금은 3월 들어서도 이전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까지 5조4천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현물 채권투자를 3조7천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한 상황에서 채권은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신용 경계감에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시장 심리가 취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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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실물경제 측면에서 코로나19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다른 감염병 사태 때보다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는 문화·여가·외식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내 소비가 상당 폭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온라인쇼핑 등이 많이 늘어난 점은 오프라인 부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만약 상황이 호전되면 재화 소비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교역 측면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서비스 수출이 줄어들고, 내국인 해외여행 감소로 서비스 수입과 민간 수입도 위축된다고 봤다.
재화 교역과 관련해선 대(對)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의 재화 수출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공품·석유제품 등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내 생산기반 회복이 지연된다면 글로벌 공급망(GVC) 교란에 따라 국내 제조업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제조업 생산 차질이 최근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아직 투자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장기화한다면 생산과 투자 모두에 적지 않은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최근 코로나19가 유럽 등 여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각 파급 경로를 통해 가중돼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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