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 동결…장기대출프로그램 일시 도입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순자산매입을 확대하고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일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소폭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금리는 동결됐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양적완화 등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결정했다.
ECB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순자산매입규모를 1천200억 유로(162조7천500억 원) 더 늘리기로 했다.
기존 월 200억 유로(27조1천200억 원) 수준의 순자산매입은 그대로 유지된다.
또,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해 상환되는 모든 자금은 상당 기간 재투자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CB는 또 저금리로 유럽은행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LTRO를 도입하기로 했다.
ECB는 "금융시장과 은행 시스템에서 유동성 부족에 대한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은 필요 시 효과적인 백스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오는 6월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가)이 가동할 때까지 LTRO가 유리한 조건으로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TLTRO Ⅲ를 오는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더 완화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ECB는 정책금리에 대해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현행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예금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날 결정은 코로나19가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반영해 이뤄졌다.
특히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한 펜데믹 선언으로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한 상황에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ECB는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최근 통화정책보다 각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회의에는 이탈리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포르투갈 등의 중앙은행 총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의 제한 등으로 인해 원격 화상으로 참석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