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인력 송출국' 이집트발 코로나19 우려에 비상

입력 2020-03-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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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 '인력 송출국' 이집트발 코로나19 우려에 비상
사우디, 이집트인 코로나19 감염자 대거 발견
이집트인 입국 제한 잇따라…이집트 경제에 악재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이집트인 근로자가 많은 중동 국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국에 체류하는 이집트 국민은 약 1천400만명인데 상당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요르단, 카타르 등 중동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
인구가 1억명이 넘는 이집트의 많은 젊은이는 자국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외국으로 나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중동을 강타하면서 이집트의 노동력 송출에 먹구름이 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달 14일 처음 외국인 코로나19 감염자가 발표된 뒤 이달 11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67명으로 늘었다.
최근 2천만명이 거주하는 수도 카이로의 호텔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동 여러 국가에서는 이집트인 근로자들이 체류국과 이집트를 오가다 자칫 집단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4명 증가한 45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21명은 미국 뉴욕에서 사우디 제다공항을 거쳐 카이로로 귀국하려다 제다공항에서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이집트인과 밀접 접촉한 다른 이집트인이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9일 오만, 프랑스, 한국 등과 함께 이집트를 여행·입국 금지국으로 지정했다.
사우디에서 일하는 이집트인은 약 290만명이다.


걸프 지역의 다른 산유국 쿠웨이트도 이집트 근로자들의 감염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에 체류 중인 이집트인은 건설 근로자 등 약 100만명이다.
쿠웨이트 정부는 코로나19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쿠웨이트를 오가는 모든 여객 항공편을 13일 밤 12시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에 거주 비자를 받고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의 출국까지 금지하는 초강수다.
또 카타르는 지난 1일부터 이집트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 조치를 발표했을 때 이집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명에 불과했다.
카타르에 있는 이집트인은 30만명 정도다.
이밖에 지중해 연안의 중동국가 레바논은 11일 프랑스, 영국, 독일 등과 함께 이집트에서 오는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10일 56세 레바논인 남성이 코로나19로 숨졌다고 발표했는데 그는 이집트를 방문한 뒤 지난달 20일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 각국이 이집트인 근로자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하면서 이집트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걸프 국가들이 이집트인 근로자를 줄일 경우 연간 250억 달러(약 30조원)나 되는 이집트인 해외 근로자의 송금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집트에서 해외 근로자의 송금은 관광 산업, 수에즈운하 통행료와 함께 주요 외화 수입원이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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