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봉쇄조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에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가운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13일 SCMP에 따르면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우한대학 인민병원 의사인 장잔(張展) 등 연구진은 최근 학술 논문 사전인쇄 플랫폼(SSRN)에 '우한 봉쇄령'이 내려진 1월 23일 전후 입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월 16~22일과 1월 23~29일 입원한 환자 31명과 58명의 증상을 비교한 결과, 16~22일 입원환자에게서 발열·피로감·근육통 등이 더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23~29일 입원환자들은 앞선 입원환자에 비해 발열·피로감·근육통 증상이 각각 50%·70%·80% 적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3~29일 입원환자의 초기 증상이 더 서서히 나타났다(insidious)"면서 "이러한 관찰결과는 바이러스 변이에 따른 특징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대규모 봉쇄조치가 변이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들 외에도 베이징(北京)대 생명과학학원 생물정보센터의 루젠(陸劍)이 이끄는 연구진도 '국가과학평론' 3월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중국 국내외 환자 샘플 103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바이러스가 2개 유형으로 변이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루젠 등은 바이러스 변화는 대규모 격리조치 때문이라면서 "인간의 개입이 바이러스 유형에 심각한 선택압력을 초래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장융중(江永忠) 후베이성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기사가 이끄는 연구진도 최근 생명과학 논문 사전인쇄 플랫폼(bioRxiv)에 이와 유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장융중 등은 146개의 샘플 분석을 바탕으로 바이러스가 2개의 변이형으로 분화됐다면서, 봉쇄조치 이후 바이러스의 유전적 구성이 변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결과는 아직 확정적인 것이 아니며, 반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베이징의 한 의사는 SCMP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우한 지역 병원의 관찰결과는 가치 있지만, 샘플이 100명이 안 되는 만큼 신중하게 봐야 한다"면서 "봉쇄조치가 바이러스 진화에 그처럼 크고 즉각적인 영향을 끼칠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글래스고대학 연구진은 과도한 공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루젠 등이 '국가과학평론'에 발표한 논문을 철회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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